[도민시론] 너도나도 스테이

김소영 2022. 5. 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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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스테이 열풍이다.

최근 2년 사이 강릉시 홍제동 인근에만 스테이 목적으로 수리된 공유 숙박 집이 여섯 채가 넘는다.

공유 숙박 집과 그 집을 빌려 머무는 것을 '스테이'라 말한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스테이, 공유 숙박 자체는 합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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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글씨당 대표

일명 스테이 열풍이다. 최근 2년 사이 강릉시 홍제동 인근에만 스테이 목적으로 수리된 공유 숙박 집이 여섯 채가 넘는다. 공유 숙박 집과 그 집을 빌려 머무는 것을 ‘스테이’라 말한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스테이, 공유 숙박 자체는 합법이 아니다. 서울과 제주에서는 제한적으로 시범 운영을 한다고 하는데 어쨌든 현재 국내법상 외국인 대상의 관광도시민박업, 농어촌 민박업, 한옥 체험업만 허용하는 상태다.

요즘은 국내 여행 수요가 많아 공유 숙소 사이트에서 다양하고 특별한 숙소를 손쉽게 검색하고 찾아볼 수 있는데 기존에 비슷비슷한 숙소를 제치고 흔하지 않은 분위기에 사로잡힌 많은 사람이 너나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예약하고 있다. 하지만 언뜻 보기에 아무리 괜찮은 숙소라도 앞서 말했듯 도시에서 공유 숙박업은 한옥 체험업이 아닌 이상 합법적 영업은 아니다. 그런 이유로 요즘 강릉뿐 아니라 전국 골목 이곳저곳에 번듯하게 다듬어진 한옥들이 눈에 띄게 많이 생겼다. 소위 뭘 좀 아는 사람이라면 도시에 목 좋은 한옥이 나왔을 때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이유가 여기 있다.

주요 구조부가 목조 구조로 한식 기와 등을 사용한 건축물 중에서 고유의 전통미를 간직하고 있는 건축물과 그 부속시설에 숙박체험에 적합한 시설을 갖추어 관광객에게 이용하게 하는 업을 한옥 체험업이라고 부른다. 새로 건축을 하게 되면 구조부가 목조인 한옥으로 건축해야 하고 관련 법령과 지역에 따라 여러 제한을 받게 된다. 나무도 산림청장이 정한 나무를 써야 하고 오일스테인을 어떻게 발라야 하는지, 지붕 모양이 어떠해야 하는지까지 상세하다. 또한 일반 건축물과 다르게 관련 법령을 꼭 확인해야 하는데 관광진흥법을 확인하면 좋다. 한옥 체험업의 지정기준에서는 한 종류 이상의 전통문화 체험에 대해 적합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보통 대부분 차를 우려 마시는 다도를 진행한다. 또한 이용자의 불편이 없도록 샤워시설이나 욕실 등을 갖춰야 한다. 모든 조건을 충족하게 되면 비로소 한옥 체험 숙소로 등록할 수 있다.

이런 한옥 스테이 유행 현상은 불로소득을 얻고자 하는 부동산 투자 및 월세 대비 수익성 관점과 코로나 유행으로 국내여행이 증가하면서 절묘하게 맞물린 이해관계와 수요로 시작됐으나 아이러니하게 우리 건축양식인 한옥 기와집이 헐리고 방치되는 것이 아닌 투자되고 보존되어 가치있게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는 아름답고 의미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근래에는 비슷하게 생긴 한옥을 너도나도 짓고 고치는 바람에 너무 흔해지는 상황이라 오히려 한옥의 가치가 떨어지고 진부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요즘 숙박업 시장을 보면 수요와 공급은 넘쳐나는데 제도와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이다. 마치 열린 수도꼭지를 손으로 틀어막는데 물이 사방으로 튀는 모습 같달까. 관광과 숙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강릉은 문체부에서 선정한 전국 4대 관광 거점 도시이다. 아름답고 다양한 건축양식을 수용하면서 안전하고 쾌적한 숙박 시장을 만드는 것은 관광 거점 도시로써 해결해야 할 과제이자 필수적인 경쟁력이며 도시의 자부심이 될 것이다.

이미 열려 잠글 수 없는 수도꼭지를 손으로 틀어막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민생과 시장을 살피고 그에 맞는 정책과 법을 만들어 시장을 건강하게 발전시켜 다양하고 개성 있는 거리를 가꾸고 알맞은 제도를 만들어 보완하고 개선해나가는 것이 이상적인 방향이 아닐까.

김소영=△경기 의정부 △경민고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센터 강원지회장 △‘나, 글씨, 김소영’ 저자 △2021 북촌 일백헌 갤러리 기획전 ‘신문자도전’, 2020 강릉시립미술관 기획전 ‘알로하강릉’, 2019 강릉 단오제 기획전 ‘수릿날’ 전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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