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 우크라이나 전쟁서 휴대용 대전차.대공미사일들의 활약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안녕하세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지 벌써 3개월이 다돼 가는데요, 예상외로 우크라이나군이 선전하고 러시아군이 고전하는 양상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의 선전에는 재블린 등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과 스팅어 등 휴대용 대공미사일의 활약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들 휴대용 미사일(무기)들의 활약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 우크라이나전으로 ‘전차 무용론’ 다시 대두되지만...
우선 대전차 미사일 등 휴대용 대전차 무기들에 대해 살펴보지요. 군사전문 블로그 오릭스에 따르면 최근까지 파괴되거나 버려진 러시아 전차는 최소 580대 이상에 달합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전차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제 전차의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당분간 지상전에서 전차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진화하는 대전차무기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해 전차를 운용해야 한다는 얘기인데요, 그런 점에서 북한의 신형 대전차 무기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군 대전차 미사일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데요, 북한은 구 소련제 AT-3·4는 물론 이를 모방생산하거나 개량한 불새-2·3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AT-4(불새-2) ‘스피곳’ 미사일의 경우 유선으로 유도되며 최대 사거리는 2㎞ 가량인데요, 최대 40~60㎝의 장갑을 관통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불새 미사일은 선군호 등 북한군 신형 전차 및 장갑차에도 다수가 장착돼 있는데요, 북한군 1개 대대는 100발 가까운 RPG로켓, 대전차 미사일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북, ‘북한판 스파이크’ 미사일, 신형 RPG 로켓 개발
지난해 10월 국방발전전람회에선 이스라엘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과 유사한 ‘북한판 스파이크’ 미사일이 처음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북한판 스파이크’는 북 대전차 미사일 중 처음으로 ‘상부 공격’(Top Attack) 기능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차 상부는 장갑이 가장 얇고 공격에 취약한 것으로 평가돼 신형 대전차 미사일은 상부 공격 방식이 많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약하고 있는 미국제 재블린, 스웨덴제 NLAW 등은 모두 상부 공격방식이지요. 이들의 공격을 받은 러시아 전차들은 포탑이 통째로 날아가 버리는 등 대파되고 있습니다.
가성비가 최고인 무기로 정평이 나있어 ‘마법의 알라봉’으로 불리기도 하는 RPG-7 등 RPG 계열 대전차 로켓도 주목해야 할 북한군 무기입니다. 영화에도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RPG는 적 전차는 물론 차량, 벙커, 헬기 등 다양한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지요. 북한은 보병 분대마다 RPG 로켓(7호 발사관)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군 당국은 특히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RPG 로켓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열병식에서 북한군은 신형 탄두(탠덤 탄두)를 장착한 RPG 로켓을 처음으로 공개했는데요, 탠덤 탄두는 반응장갑도 관통할 수 있어 구형 M48 전차는 물론 국산 K1계열 전차에도 위협적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지난해 1월 열병식에선 소총 형태의 개머리판이 달려 있어 로켓을 후폭풍 없이 자유자재로 쏠 수 있게 개조한 것으로 보이는 신형 RPG-7 로켓이 처음으로 공개됐는데요, 후폭풍이 없으면 폐쇄된 실내 공간 등 종전보다 다양한 공간에서 사격할 수 있어 우리 군 기계화부대 등에 대한 위협이 커질 수 있습니다.
◇ 북, 전차.장갑차 등에도 휴대용 대공미사일 장착
우크라이나전에서 스팅어 등 휴대용 대공미사일의 활약도 우리에게 ‘강건너 불’이 아닙니다. 우크라이나군이 스팅어로 추정되는 대공미사일로 ‘사탄의 마차’로 유명한 MI-24 ‘하인드’를 한발에 격추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북한도 SA-16 등 다양한 휴대용 대공미사일을 운용중입니다. 압도적으로 우세한 한·미 공군력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AH-64 ‘아파치’ 등 한·미군 헬기 전력에도 대응하기 위해서죠. 북한은 전차, 장갑차 등 기갑차량 위에도 휴대용 대공미사일들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이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북한군 RPG로켓이나 미사일, 대전차탄 등을 직접 파괴하는 능동방어체계(APS)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우리 군에서도 증대되는 위협에 대비해 K2 전차를 개발하면서 여기에 탑재할 하드 킬 방식의 APS 를 개발했었지만 실제로 도입하지는 않아 사장된 상태입니다.
군 당국은 1개당 10억원이나 드는 비싼 비용을 외형상 이유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APS 폭발시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아군 피해가 생길 우려 등 때문이었다고 하는데요, 국산 APS는 적 로켓, 대전차미사일을 0.2~0.3초 만에 탐지하고 대응탄을 발사해 7~22m 앞에서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 전차 능동방어체계, 휴대용 대공미사일 무력화 장비 도입 필요성
문제는 440억원이나 들인 APS가 개발한지 10년이 넘어 시대에 뒤떨어진 무기가 돼 그대로 쓸 수 없다는 점인데요, 수출용 등 급한 수요는 외국제 APS를 활용하고 우리 군 전차·장갑차용으로는 10여년 전 개발한 APS를 추가 연구개발, 개량해 도입할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휴대용 대공미사일에 대해선 ‘플레어’라 불리는 일종의 섬광탄이 대응수단으로 많이 활용돼 왔지만 미사일 진화에 따라 한계가 적지 않습니다. 미사일을 레이저 광선을 활용해 무력화하는 DIRCM(지향성적외선방해장비)이 신형 대응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는데요, 이 또한 1대당 수십억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이 숙제입니다.
국내 업체에서도 DIRCM 개발에 성공했지만 아직 커다란 부피와 제한된 성능 등이 극복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급한 수요는 해외 DIRCM을 활용하고 본격적인 헬기·수송기 장착용은 개량된 국산품을 도입하는 투 트랙 방식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아무튼 우리 군도 우크라이 전쟁을 강건너 불처럼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교훈을 찾아 각종 전술 교리는 물론 무기체계 도입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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