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는 걸 되게 한다" 오지환은 그런 선수, 종신 LG맨 계약도 할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외야에서는 내야의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을 것 같지만, 선수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가운데 서 있는 중견수가 그렇다.
이대형 ‘스포츠타임 베이스볼’ 크루는 현역 시절 리그를 대표하는 중견수 중 하나였다. 중견수 시점에서 보는 야구장을 너무나도 잘 안다. 이 위원은 “좌익수나 우익수보다 중견수가 훨씬 더 잘 보인다. 포수가 어디 앉아 있는지도 다 보인다. 포수의 위치를 보고 대략적인 타구의 위치를 예상해 수비의 무게중심을 옮겨 놓는다”고 했다.
내야수들의 수비도 한눈에 보인다. 이 위원은 “공이 맞는 순간 수비가 될 것 같은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것 같은 경우가 어느 정도 구분이 된다”고 했다. 그에 맞춰 수비 위치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외야수들로서는 그 판단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데 현역 시절 후배였던 오지환(32‧LG) 유격수 수비는 뭔가 달랐다고 했다. 이 위원은 “안 될 것 같은 것을 되게 했던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2009년 LG의 1차 지명을 받은 오지환은 강한 손목 힘에서 나오는 파워, 그리고 최고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는 수비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입단했다. 2010년부터는 팀의 유격수 자리에 고정되며 지금에 이르렀다. 물론 초반에는 시행착오도 있었다. 2010년 125경기에서 27개의 실책을 저질렀고, 2012년부터 2014년까지도 3년 연속 20실책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렇게 경험이 쌓이며 수비가 더 단단해졌고, 이제는 리그 최고의 유격수 수비를 손꼽을 때 빠지지 않는 선수가 됐다. 오지환의 매력은 이 위원이 짚은 부분과 일맥상통하다. 안정적으로 수비를 하는 듯 하면서도, 아웃을 못 시킬 것 같은 상황에서 카운트를 잡아내는 능력이 있다. 특히나 수비 범위와 연결 동작은 현시점 단연 리그 최고라는 평가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김하성(샌디에이고)보다도 수비 하나만 보면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그런 오지환은 올해 38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치는 등 장타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한 시즌 개인 최다이자, 유일한 20홈런 시즌이었던 2016년(20홈런) 기록을 넘어설 것이라는 희망도 나온다.
이제는 팀의 당당한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이끄는 오지환이기도 하다. 그라운드 안에서도, 그라운드 바깥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데뷔 후 계속 트윈스 유니폼만 입은 프랜차이즈 스타이기도 하다. 그래서 계약에도 관심이 몰린다. 오지환이 다음 FA 계약 때 LG의 손을 다시 잡는다면, 사실상 종신 LG맨으로의 길을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오지환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40억 원에 계약했다. 시세보다, 예상보다 낮은 금액이었지만 당시 한파가 몰아닥친 시장 분위기가 만든 디스카운트 계약이었다. 이 계약은 내년 시즌으로 끝난다. 아직 1년 반 정도 계약이 남아있는데, 연장 계약에 대한 아이디어도 야구계에서 꾸준히 나온다.
한 에이전트는 시즌 전 “올 시즌 뒤 LG에서 FA 선수들이 많이 쏟아지는데, 오지환의 40억 원이라는 암묵적인 선이 있다. 시장 상황에서 불가침은 아니겠지만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간과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무시할 수 없다. 간판스타들의 연봉과 계약이 상한선이 되고, 그 이상을 요구하면 구단이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지 않나”고 했다.
어차피 수비력은 건재한 선수이기에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활용성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계약 기간의 마지막 해인 내년에는 연장 계약에 대한 논의가 오갈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남기로 한다면 FA 시장에 나가기 전 잡는 게 구단도 편하고 선수도 편하다. 생각보다 먼 미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계약이 된 2023년 내용은 건드리지 않고 2024년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계약을 논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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