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벌써 남성 암 5위..'자비로운 암'이라고 얕보면 안 돼

권대익 2022. 5. 16.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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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전립선암 환자가 2011년 8,952명에서 2020년 10만 명을 넘어서 남성 암 발생률 5위에 올랐다. 고지방식 등 식생활 서구화 등의 영향이 큰 탓이다.

전립선암의 조기 진단을 어렵게 하는 것은 증상이 없거나, 전립선비대증과 증상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면 생기는 자연스런 현상으로 여기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전립선암 환자의 절반가량(47.1%)이 암이 이미 전이된 상태인 '3기 이상'에서 진단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50세부터 매년 1회 검사 받아야

전립선암은 남성의 생식기관 중 하나로 정자에 영양을 공급하고, 운동을 돕는 생식기관인 전립선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암이 진행되더라도 전립선비대증과 증상이 비슷하다.

최태수 강동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과 전립선비대증은 연령에 따라 그 위험성이 높아지는데,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가늘게 나오고, 잔뇨감을 느끼고, 한밤중에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야간뇨도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과민성 방광이 동반되기도 하는데 심하면 소변이 급해지고, 참지 못해 지리며, 반대로 급성 요폐(尿閉)가 발생해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암이 진행돼 방광을 침범하면 혈뇨가 나타나고, 또 척추나 골반 뼈로 전이되면 골 통증이나 감각·운동신경 마비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없기에 정기검진이 중요하다. 혈액으로 전립선특이항원(Prostate Specific AntigenㆍPSA) 검사를 하거나, 손으로 전립선 크기, 대칭성 및 단단한 정도를 확인하는 직장 수지(手指) 검사, 경직장 초음파검사를 시행한다. 이런 검사에서 암일 가능성이 높으면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최태수 교수는 “일반적으로 50세부터 1년에 1회 검사를 받으면 되지만, 직계가족 중 전립선암 환자가 있다면 40세부터 검진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서구에선 기타 종양 표지자(마커)들을 함께 참고해 조직검사 필요성을 판단하는데, 국내에서는 환자 부담 비용 등의 문제로 일부 병원만 이를 활용하고 있다.


◇개복 수술에서 복강경, 로봇 수술로 발전

전립선암 종양이 국소적으로 한정된 부위에만 있다면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암 덩어리가 크거나 주변 조직을 침범했다면 차선책이나 추가 처치로 방사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다행히 전립선암은 방사선 치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림프절이나 뼈까지 전이되거나,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가 불가능하다면 호르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립선암은 '자비로운 암'이라 불릴 만큼 다른 암보다 진행이 느리다. 병기가 3~4기라도 기대 이상의 치료 성적이 나올 수 있기에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전립선암 수술은 배를 열고 수술하는 전통적 개복 수술에서 복강경 수술, 로봇 수술로 진화하고 있다.전립선암 수술은 좁은 골반강 안에서 암세포가 발생한 전립선을 적출하고, 방광과 요도를 문합(吻合)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최태수 교수는 “과거 개복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로는 골반 깊은 곳에 위치한 전립선과 인접한 신경다발·혈관을 구분하고 박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하지만 로봇수술은 3차원 시야로 주변 구조물을 면밀하게 확인하면서 조직을 박리하고, 전립선을 적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복강경 수술에서는 불가능한 손목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통증과 출혈량이 적고, 섬세한 박리 및 정교한 방광요도문합술, 향상된 신경혈관다발 보존, 이로 인한 오줌 자제 능력의 조기 회복과 성기능 회복 등 장점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근치적 전립선절제술의 과반수가 로봇시스템으로 적극 시행되고 있다.


◇고지방 육류 섭취가 원인?

전립선암은 고지방 육류 섭취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식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육류 섭취를 줄이고, 저지방식을 권한다. 과일과 채소는 물론 토마토의 라이코펜, 마늘의 알리신, 카레의 커큐민, 녹차의 카테킨 성분이 예방적 효과가 있다는 보고들이 있다.

또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면 전립선암을 예방하고, 대사증후군도 줄일 수 있다. 음주나 흡연은 전립선 외 다른 암 발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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