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 속 벌레·머리카락..이물 사고 줄이려면 식약처 '가이드라인' 확인을[친절한 식품 이야기]

옥경식 한국식품연구원 안전유통연구단장 2022. 5. 16.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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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옥경식 한국식품연구원 안전유통연구단장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최근 하향 추세를 보이면서 사람들은 일상회복에 대한 설렘으로 바깥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억눌려 있던 소비심리가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난 2년여 세월은 오프라인 외식 매장에는 암흑의 시간이었다. 반대로 비대면·비접촉 소비를 선호하는 음식문화가 확산하면서 집밥이나 배달 음식 수요는 늘었다. 새로운 식품 소비 패턴이 자리 잡으면서 온라인 식품 유통 플랫폼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와 맞물려 국내 식품 산업 또한 건강식품과 간편식 시장의 성장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특히 배달 음식 시장이 크게 확대됐다.

하지만 배달 음식에 이물질이 들어갔다는 신고도 덩달아 많이 늘어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접수된 총 1만7535건의 조리음식 이물 신고 현황을 분석해 최근 발표했다. 어떤 이물질이 있었는지 분석 결과를 살펴봤더니 벌레(24.9%)와 머리카락(21.6%)이 전체 신고 건수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일반적으로 식품 제조 기업에서는 이물 혼입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와 관리 설비를 생산현장에 설치해 운영한다. 하지만 기업체와 달리 조리음식 배달 업체 즉, 식품접객업소는 현실적으로 그런 설비를 갖추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음식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물 사고가 증가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현상이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최근 식약처에서 배포한 ‘이물종류별 이물 혼입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식품접객업소 입장에서는 문제를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예방책이 된다.

사실 이물 사고를 줄이기 위해 식품 제조업에서는 지난 20여년간 식약처와 함께 다양한 기술적인 설비와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식품 제조업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품 이물 혼입과 달리 그동안 배달 음식, 길거리 음식과 같은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이물 사고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최근 배달 음식, 간편식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이물 사고를 많이 겪게 됐고 뒤늦게 조사가 이뤄진 것이다.

먹거리 안전에 대한 국민의 인식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식품위생 혹은 이물 사고가 가져다주는 경제·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식품접객업소에 의한 배달 음식, 길거리 음식에서 발생하는 이물 사고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되는 이유다. 앞으로는 배달 음식까지 포함해 식품 산업 전반에서 이물 사고를 조기에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더욱 다양화·고도화해야 한다.

배달 음식 이물 안전사고를 줄이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품접객업소에서도 식약처에서 배포한 조리식품 이물 혼입 저감을 위한 수칙을 잘 준수해야 한다. 정부연구기관에서는 제조 산업을 위한 이물 혼입 저감 기술을 개발하는 것 외에도 접객업소에도 보급이 가능한 이물 안전 조리·유통설비를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에서 자신을 지키는 가장 저렴하면서 확실한 수단은 방역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였다. 원칙을 지키는 식품접객업소의 노력이 배달 음식에서 벌레가 나오는 사고를 줄일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 될 것이다.

옥경식 한국식품연구원 안전유통연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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