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의 마법사 'AI 고글'.."전방에 쓰러진 아군, 상처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은.."

이정호 기자 입력 2022. 5. 16. 22:11 수정 2022. 5. 1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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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눈에 쓰고 상처 보기만 하면
처치법 음성 안내 흘러나와
누구든지 부상병 치료 가능

한 병사가 인공지능(AI) 고글을 착용하고 전투 중 쓰러진 병사에게 응급 처치를 하는 개념도. 고글을 쓰고 부상병을 쳐다보기만 하면 AI가 상처 위에 증강현실(AR)을 띄워 영상과 음성으로 처치 방법을 알려준다. 레이시온 BBN 제공

전투 중 쓰러진 병사에게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는 ‘인공지능(AI) 고글’이 개발됐다. 이 고글을 착용하면 내장된 AI가 부상병 상태를 감지한 뒤 ‘증강현실(AR)’을 상처 위에 띄워 처치법을 안내한다. 고글을 쓴 사람은 뛰어난 의학 지식 없이도 부상병을 살릴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소중한 생명을 구하고 아군의 전투력을 보존할 새로운 기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방위산업체인 레이시온 BBN과 함께 전투 현장에서 필요한 응급처치를 안내하는 AI 고글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매직(MAGIC)’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고글을 쓰면 의사가 아니어도 부상병의 생명을 살릴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고글의 작동 방법은 간단하다. 눈에 쓰고 부상병의 상처를 쳐다보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고글 속 AI가 실제 사물 위에 영상을 덧입히는 증강현실을 작동시킨다. 부상병의 상처 위에 치료를 하는 가상의 영상을 얹어서 보여주는 것이다.

응급처치를 하려는 병사는 고글의 AI가 안내하는 대로 자신의 손을 움직여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 고글과 연동되는 헤드셋에서는 음성 안내가 흘러나온다. 영상만으로 이해하기 힘든 절차를 귀로 들을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고글을 쓴 병사는 어떻게 해야 지혈이 잘 되는지, 부상병에게 어떤 약물을 먹이거나 발라야 하는지 등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알 수 있다. 부상병이 후송돼 체계적인 치료를 받기 전까지 생명을 유지시키고, 상처가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번 고글은 2500개의 동영상과 5000만개의 사진을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치료법에 대한 조언을 하도록 만들어졌다.

미군만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AI 설정 방식에 따라 영어 외에 다양한 언어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동맹국 군대가 모이는 연합 군사작전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레이시온 BBN 소속의 과학자인 브라이언 밴부스트 연구원은 회사 공식 자료를 통해 “전장의 의료 환경은 매우 혼란스럽기 마련”이라며 “이번 기술로 의료 처치를 하려는 인력이 집중력을 유지한 채 부상병 상태에 맞는 조치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DARPA와 레이시온 BBN은 1년6개월 뒤 이 기술을 시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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