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구본선 등 검사장급 사의 표명..한동훈 임명 강행 앞두고 용퇴
[경향신문]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을 앞두고 검찰 고위 간부들의 사의 표명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검찰 인사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검사장급 간부들이 용퇴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 26기)은 16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사표 수리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가정보원에 파견돼 국정원장 법률자문관 겸 적폐청산TF 부장검사로 활동했고, 파견 복귀 후에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을 지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때인 2020년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기획조정부장, 서울남부지검장을 지냈고, 서울 남강고 선배인 박범계 법무부 장관 때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을 역임했다. 친정부 성향 인사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수사 등 업무 역량과 정치적 중립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인사라는 반응도 나왔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의 수사를 지휘하면서 “누가 다시 수사기록을 들춰보더라도 부끄럽지 않게 수사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구본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연수원 23기)도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구 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검사장으로 승진해 부산고검 차장검사, 대검 형사부장, 대검 차장검사, 광주고검장 등을 지냈다. 구 연구위원은 검찰의 수사권을 제한하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발해 지난달 22일 사의를 표명했지만 문 대통령이 반려했다.
구 연구위원은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검사로 봉직한 25년여 동안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다하고자 했고 바른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중심을 잃지 않으려 했다”며 “시민과 법률가들이 우려한 법(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인해 많은 분이 걱정하고 계시지만 어떤 경우에도 인류사회가 형사절차에 뒤늦게 도입한 검찰시스템의 취지와 기본원리는 작동돼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용된 검사장급 인사들이 잇달아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검찰의 인적교체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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