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여영국 대표, 성폭력 피해 발설 말라 했다"

탁지영·김윤나영 기자 2022. 5. 16.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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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
“작년 11월 신고, 무마” 주장
당은 “강, 사과문 수용” 반박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가 당내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했으나 당 지도부가 사과문 등으로 무마했다고 16일 주장했다.

강 전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지난해 11월 광역시·도당 위원장 A씨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강 전 대표는 “고민 끝에 이 같은 사실을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관련 회의에서 여영국 대표 등에게 처음 공식적으로 알렸다”며 “여 대표는 ‘이번 일은 공식 절차를 밟지 않고 내가 해당 위원장에게 경고하겠다. 아무도 이 일을 발설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결론을 지었다”고 주장했다.

강 전 대표는 “ ‘발설하지 말라’는 말은 압박으로 다가왔다”면서 “저 역시 공식 절차를 밟는 것을 주저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회의에서의 당대표 반응을 보며 ‘역시 앞으로도 영원히 침묵할 수밖에 없겠구나’라고 체념했다”고 했다.

강 전 대표는 당 지도부가 피해 사실에도 불구하고 A씨를 단체장 후보로 공천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의당은 공직후보자 심사 과정에서 성폭력 전력을 공천 여부 판단 기준으로 두고 있으며 타 정당에 비해 엄격한 공천 기준을 세우고 있음을 홍보해왔다”면서 “제 사건에 대해 당대표도 알고 있고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 자격심사위원장인 사무총장도 인지하고 있음에도 저의 의사를 한 번도 묻지 않은 채 그를 후보로 공천했다”고 주장했다.

강 전 대표는 지난 3월 청년정의당 내 갑질·직장 내 괴롭힘 의혹으로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그는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청년정의당 당직자 B씨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며 B씨를 “며칠 전 정의당 당기위원회에 제소했다”고 했다.

정의당은 A씨 사건에 대해 당시 조사를 맡았던 젠더인권위원회가 사실 확인 뒤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 당 관계자는 “강 전 대표의 요구로 지난해 11월 사건 이후 비공개 대표단 회의가 소집됐고, 여 대표가 양쪽에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강 전 대표가 공식 사과문을 요구해 젠더인권위원회가 관련 절차를 밟았고, 강 전 대표가 사과문을 수용해 당기위로 넘어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 대표가 발설하지 말라’고 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2차 가해 등을 우려한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B씨 사건에 대해선 당규에 따라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A씨 공천에 대해 “피해자가 사건 처분을 수용한 점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탁지영·김윤나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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