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한덕수 인준 협조를"..野 "소주회동 전 문제인사 정리부터"(종합2보)

추경안 시정연설 전 환담서 '은근한 신경전'
朴의장 "선협의·후조치 원칙 세워달라..성공한 대통령 되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앞두고 박병석 국회의장, 여야 지도부와 환담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한상희 기자,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엿새 만인 16일 국회를 찾아 여야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안 처리 협조를 당부했다. 반면 야당은 문제가 된 윤석열 정부 인사들의 정리를 요청해 양측 간 '은근한 신경전'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시정연설에 앞서 이뤄진 환담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3당 대표 회동을 격의 없이 하자는 윤 대통령 측 제안이 있었음에도 그 회동이 여러 정치적 상황에 따라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당초 이날 여야 3당 지도부와의 '김치찌개에 소주 한 잔'을 하는 만찬 회동을 추진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이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무산됐다.

이 대표의 말에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김치찌개에 소주를 먹기 전에 문제가 되는 인사들의 인선부터 정리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윤 대통령은 환담 자리에서 "의회가 국정의 중심이 되는 의회주의가 민주주의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는 기능과 행정권을 맡아서 의회에서 만든 법률안과 예산안을 현실적으로 집행한다"며 "정책에 관해서도 법률안, 예산안이 아니더라도 정부가 추진할 정책이 있으면 의회 지도자들과 사전에 상의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서 국민적인 공감대를 만들어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오늘 대통령으로서 처음 우리 의원님들 앞에서 이렇게 국정에 관한 제 의견을 피력할 수 있게 돼서 개인적으로도 영광이고, 공적으로도 대단히 기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여러분의 많은 도움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환담 후 기자들과 만나 "윤호중 위원장(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덕담을 하고 그 다음 내가 (야당을 향해) '협치를 강화해달라'고 하자 민주당(박지현 위원장)에서는 '인사문제나 잘해달라'고 했다"며 "구체적으로 누구를 찍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당선 전부터 협치와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이분(한덕수)이 총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었다. 갑자기 한 게 아니다"며 "(총리 인준에) 꼭 협조를 해달라"고 말했다 한다.

다만 민주당은 이에 대해 따로 응답을 하지 않았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발언에 앞서 박병석 국회의장은 윤 대통령에게 "중요한 문제에 관해서 먼저 국회에 협의하고 조치하는 '선(先)협의, 후(後)조치'의 원칙을 좀 세워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박 의장은 "지금 나라가 몹시 어렵다"며 "국제적으로도 그렇고 국내 경제도 만만치 않은데, 모든 것을 풀어가려면 국민의 공감대, 국민통합이 굉장히 시급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중요한 예산, 법률, 정책이 있을 때 사전에 국회에 좀 설명해주시고 특히 야당에게도 진지하게 설명을 해주시면 좋겠다"며 "여든 야든 간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성공해야 우리 국민들이 성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 협치의 발판을 마련해주시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요청했다.

박 의장은 또한 "지금 경제가 어렵고 국제정세도 어렵지만, 대통령께서 인내를 갖고 소통해 주시길 바란다"며 "대통령께서 북한에 백신과 의약품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은 잘한 일"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이어 "보수정권이 오히려 남북관계를 더 호전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꼭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