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보령해저터널 6개월..관광객 몰려 물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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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장 해저터널, 보령해저터널이 개통된 지 6개월이 됐습니다.
터널로 육지와 연결된 섬 주민들의 생활에 좋은 변화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제 뒤로 보이는 곳은 보령해저터널입니다.
충남 보령시와 태안군을 잇는 국내 최장 해저터널인데요.
그런데 이 터널이 생긴 뒤로 오히려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그 이유를 현장으로 가서 들어보겠습니다.
보령해저터널이 개통된 건 지난해 12월.
길이는 6.9km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깁니다.
이 터널로 육지와 연결된 원산도 주민들은 배 타고 1시간 걸렸던 보령 시내를 차로 10분 만에 갈 수 있게 됐습니다.
[박대중 / 원산도 주민]
"바람이 불면 못 나가고 그랬지만, 해저터널로 편리하게 왔다갔다 하고. 몸이 편찮으셔도 119가 들어올 수 있어서. 예전 같으면 (배 타고) 가다가 돌아가신 분도 계셨는데."
터널이 생긴 지 6개월.
인구가 1천 명 수준인 원산도는 관광객들로 북적이기 시작했습니다.
보령에서 해저터널로 태안 방향으로 이동하는 차량은 매달 10만 대 안팎에 이르는 상황.
관광객이 몰리면서 쓰레기 문제도 심각해졌습니다.
보령시는 해저 터널 개통 이후 2배 가량 늘어난 걸로 추산합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바닷가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습니다.
여기 보시면 라면 봉지도 있고, 초가 들어있는 종이컵 그리고 막걸리병까지 쌓여있습니다.
일부 관광객은 각종 해산물을 채취하다가 주민과 마찰을 빚기도 합니다.
[신동원 / 원산도 주민]
"슈트복이나 라이트 이런 거 가져와서. 우리가 보지 못한 장비들을 가지고 와서 밤에 잠수해서 가져가는 분들도 있고. 주민들과 시비가 붙어서 싸움이 되기도 하고 해경에서 나와서 중재를 하고 있어요."
물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공중화장실엔 물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안내문까지 붙었습니다.
원산도는 상수도관이 없어 지하수를 정화해 사용하는데 식당과 카페가 들어서면서 사람이 많이 찾는 날엔 단수가 될 때도 많습니다.
[장명찬 / 원산도 주민]
"하루에 몇 번 정도 제한해서 급수해준다든가 이런 문제가 심각하죠.마음대로 씻지도 못하고 뭘 해먹을 수도 없고."
예견된 일이었지만 기술적 문제로 어쩔 수 없었다는 게 보령시의 설명입니다.
육상 관로는 평평하게 설치되지만 보령 터널 내부의 해저 관로는 수면에서 80m 낮아 수압을 안정화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보령시 관계자]
"해저 관로가 수압이 더 세거든요. 안정성이라든가 수압이라든가 계속 공급에 앞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까지 주거밀집 지역에 한해 상수도관 공사를 우선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육지화됐다는 기쁨도 잠시 해저터널이 가져온 변화는 지역사회에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김남준 장동하
정다은 기자 de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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