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주의가 국정운영 중심".. '낮은 자세'로 巨野에 협조 요청 [尹대통령 첫 시정연설]
처칠에 힘 실어준 영국 노동당 언급
"위기극복 위해 파트너십 필요" 강조
"손실보상, 법치국가의 당연한 책무"
진영 논리 떠나 59조 추경 통과 당부
美 주도 IPEF참여 가능성 첫 언급
"바이든과 글로벌공급망협력 논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은 법치국가의 책무… 민생 회복 강조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경제 위기를 강조하며 정파적 입장을 떠나 여야가 민생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에 육박하고, 경기 불황에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정부 경제 정책이 대결적 정치 문화에 가로막혀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내비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국가 방역대책으로 인해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등 민생 회복을 위한 추경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간 코로나 방역 조치에 협조하는 과정에서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고 민생 경제는 위기에 빠져있다”며 “이렇게 발생한 손실을 보상하는 일은 법치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고 밝혔다.
취임 6일 만에 시정연설 나선 尹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의 국회의장석 앞에서 박병석 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취임 6일 만에 이뤄진 윤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신속한 통과를 당부하기 위한 것이다. 서상배 선임기자 |
윤 대통령은 대내외 경제 상황과 관련해선 외교를 바탕으로 한 경제안보 관점에서 두루 해법을 찾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정치, 경제, 군사적 주도권을 놓고 벌어지는 지정학적 갈등은 산업과 자원의 무기화와 공급망의 블록화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이러한 글로벌 정치경제의 변화는 그동안 세계화 속에 수출을 통해 성장해 오던 우리 경제에 큰 도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주에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해 10월 제안한 IPEF는 디지털·공급망·청정에너지 등 신통상 의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포괄적 경제 협력체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구상한 협력체로, 안보 동맹에 이어 경제 분야에서도 미국과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경제 운용 방침과 외교 방향이 반영된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정치권의 협력을 주문하는 메시지를 연설문 전반에 담았다. 그러면서 연금·노동·교육 개혁 등 국가적 난제를 풀어가자고 제안했다. 특히 민주당의 협조를 요청하며 ‘낮은 자세’를 취했다. 윤 대통령은 “의회주의는 국정운영의 중심이 의회라는 것”이라며 “저는 법률안, 예산안뿐 아니라 국정의 주요 사안을 의회 지도자와 의원 여러분과 긴밀히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차 세계대전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은 전시 연립내각을 구성하고 국가가 가진 역량을 총동원해 위기에서 나라를 구했다”며 “지금 대한민국에는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꺼이 손을 잡았던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와 클레멘트 애틀리 전 총리의 파트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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