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금싸라기 땅도 안 팔려요" 가상 부동산 실체 알고보니

입력 2022. 5. 16. 19:51 수정 2022. 5. 16.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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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총액 순위 10위권에 이르렀던 가상자산이 일주일 새 99% 폭락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이 급격하게 흔들리며 메타버스 부동산(가상부동산)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하는 부동산이 아닌만큼 자산으로 볼 수 있는지 조차 불분명한 상황에 투자자 보호책도 마땅치 않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가상부동산이 아직 법적으로 자산이라 보호 받지 못하는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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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한남동 금싸라기 땅 안 팔려요…아우성, 무슨일?”

#. 직장인 이모(36)씨는 지난해 메타버스 부동산 ‘어스2’에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땅을 블록화한 타일을 구매했다. 1년새 타일의 가치는 109% 넘게 올랐지만 정작 수익 실현은 요원한 상황이다. 판매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되팔 수도 없고, 현금화 하는 과정도 복잡해서 마냥 방치 중”이라며 “혹시나 이대로 사이트 문이 닫힐까봐 걱정된다”며 사기 가능성을 우려했다.

시가 총액 순위 10위권에 이르렀던 가상자산이 일주일 새 99% 폭락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이 급격하게 흔들리며 메타버스 부동산(가상부동산)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하는 부동산이 아닌만큼 자산으로 볼 수 있는지 조차 불분명한 상황에 투자자 보호책도 마땅치 않다.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메타버스 데이터 제공업체 메타메트릭솔루션에 따르면 지난해 더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등 전 세계 4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팔린 가상부동산 규모는 총 5억100만달러(한화 약 6200억원)에 이른다. 올해에는 10억달러(1조212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가상부동산 투자 열기가 뜨겁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의 부동산 플랫폼이자 업계 1위 플랫폼인 어스2에만 1063만748달러(125억원) 규모의 투자가 몰렸다.

어스2 화면. [어스2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이러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투자 위험성은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어스2는 출시 1년이 지났음에도 토지 거래 수요가 적어 기껏 구입한 토지가 팔리지 않는다는 투자자가 상당수다.

거래가 성사됐어도 어스2 운영진 측에 메일을 보내 별도의 가상 카드를 발급 받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만 출금이 가능할 정도로 현금화마저 쉽지 않다. 인출까지 수일이 소요된다. 현재로서는 ‘더 큰 수익을 위해 묵혀두겠다’며 현금화 하는 이들이 적지만, 일각에서는 만에 하나 인출이 폭증할 시 제대로 돈을 받을 수 있느냐는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가상부동산 사기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해 문을 연 국내 한 메타버스 플랫폼은 최근 사기 논란 휩싸였다. 여러 기관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자사 가상자산 상품이 상장까지 앞두고 있다고 홍보했지만, 일부 내용이 허위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피해를 봤다는 투자자만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에도 이들을 보호할 마땅한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메타버스 부동산이 실제 부동산이 아닐 뿐더러, 자산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가상부동산이 아직 법적으로 자산이라 보호 받지 못하는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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