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RBC 기준 하회 보험사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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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의 재무건전성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고채 금리 급등으로 지급여력(RBC)비율이 금융감독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밑돈 보험사들이 연이어 나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본확충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는 보험사의 당연한 의무"라면서도 "금리와 보험사의 RBC 비율 변동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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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보·DB생명·흥국화재·농협생명도 기준치 하회
보험업계,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 총력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보험업계의 재무건전성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고채 금리 급등으로 지급여력(RBC)비율이 금융감독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밑돈 보험사들이 연이어 나왔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GB생명의 1분기말 RBC 비율은 84.5%로 보험업계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말(223.6%)보다 무려 139.1%포인트나 급락한 것. DGB생명뿐만 아니라 한화손해보험(000370), DB생명, 흥국화재(000540), NH농협생명 등도 각각 122.8% 139.1%, 146.7%, 131.5% 등 금융감독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밑돌아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안고 있는 부채 위험이 현실화했을 때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자금이 마련됐는지 여부를 따지는 지표다.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을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눠 산출하며 숫자가 클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다는 의미다. 보험업법에서는 100% 이상을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감독당국은 좀 더 보수적인 건전성 관리를 위해 150% 이상을 유지토록 권고한다.
보험업계의 RBC 비율이 급격히 하락세로 접어든 것은 금리 인상에 따라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의 평가이익이 감소한 탓이다.
채권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장기 국고체 금리가 0.1%포인트 오르면 RBC 비율이 1~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지난해말 2.26%였던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3월말 2.97%로 0.73%포인트 상승했다.
문제는 당국 권고치인 150%를 넘긴 곳들도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점이다. 지난해말보다 RBC 비율이 대부분 하락해서다.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032830)도 올해 1분기 RBC비율은 246%로 매우 우량하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59%포인트나 급락했다.
더욱이 2분기 이후에도 보험사들의 건전성 문제는 쉽게 개선되지 않을 전망이다.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채권자산의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보험업계는 RBC 비율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관리 및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다. 유상증자뿐만 아니라 신종자본증권 발행, 후순위채 발행 등 모든 수단을 동원 중이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올해 금융지주 유상증자 등 총 1조4300억원 규모의 자본조달을 실시했다”며 “시장상황 변화에 대한 대책을 지속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금 지급여력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인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 금액은 6조원 이상 잉여액으로 보유해 보험금 지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경우 RBC비율 추가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보험업계 최고경영자들이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과 가진 긴급회동에서 재무건전성 제도의 보완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본확충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는 보험사의 당연한 의무”라면서도 “금리와 보험사의 RBC 비율 변동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철근 (konp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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