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없이.. 北에 방역 지원 손 내민 尹 정부

김선영 2022. 5. 1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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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코로나19 대확산과 관련해 정부가 16일 통일부를 통해 대북 통지문 발송을 시도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통일외교학)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건국 이래 대동란'이라고까지 표현하는 북한이 남측의 지원을 받아 극복하게 되는 것 자체를 최고 존엄(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더욱이 남한의 새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제의를 받기보다 중국의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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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북 통지문 발송 시도 왜?
취임 권영세 통일 "큰 피해 우려
인도적 지원 신속 펼쳐야" 강조
전문가들 '北, 제의 불응'에 무게
북한은 지난15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전국에서 총 39만2920여 명의 신규 유열자(발열자)가 새로 발생했으며 8명이 사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6일 보도했다. 평양=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코로나19 대확산과 관련해 정부가 16일 통일부를 통해 대북 통지문 발송을 시도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 접수 의사를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윤석열정부가 북측에 먼저 지원의 손길을 내밀었다는 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일부 등에 따르면 정부의 이번 대북 방역협력 제의 시도는 최근 북한 내 방역 상황을 고려해 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정부는 북한 주민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협력 방안에 대해선 열려 있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무력도발과는 별개로 북한의 코로나19 대확산에 대한 지원은 당위적 결정이라는 것이다.

특히 정부 입장에서는 국민 의견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대북 코로나19 지원에 대한 여론도 호의적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3~14일 성인 남녀 1000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북 코로나19 잔여백신 공여 찬성 의견이 69.0%로 반대 의견(24.5%)을 압도했다. 이 같은 국민의 대북 지원 여론도 이번 대북 통지문 제안에 힘을 실어줬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취임식을 가진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백신과 치료제조차 없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정부가 나서서 인도적 지원을 신속히 펼쳐야 한다”고 언급했다. 권 장관은 “어떤 정치적 상황과 연계하지 않고 조건 없는 협력을 펼칠 계획”이라며 “북한도 주민 피해를 막는 데 협력해달라”고 강조했다.

권영세 신임 통일부 장관이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2대 통일부 장관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방역 협력을 위한 실무접촉 제의에 대해 “통지문을 제안했는데 아직까지 답을 못 듣고 있다”며 “시간을 갖고, 여유를 갖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여태 긴밀하게 협력하는 부분들이 끊어져 있던 상황에서 갑자기 본인들이 어려울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바로 대답하기를 기대하거나 재촉을 하기보다는 우리가 좀 시간을 갖고 기다리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제의에 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통일외교학)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건국 이래 대동란’이라고까지 표현하는 북한이 남측의 지원을 받아 극복하게 되는 것 자체를 최고 존엄(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더욱이 남한의 새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제의를 받기보다 중국의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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