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시장, 다양해졌지만 다양하지 않다"..제주맥주, 브랜드로 승부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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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맥주시장은 '어떤 맥주냐'보다 '네 캔 만 원이냐'가 더 중요한 곳이다. 품질 경쟁력 이전에 빨리, 많이 만들기 경쟁으로 바뀌어버렸다. 맥주의 본질은 사라지고 '맥주 굿즈'만 남았으며, 다양해졌으나 다양하지 않다."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는 "수제맥주 시장이 주목받기 시작한 지 2년도 되지 않은 지금, 시장엔 새로움도 지속성도 남지 않았다"며 "한국 맥주시장의 질적·양적 성장을 모두 고민하며 제주맥주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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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100여종, 굿즈 역할만 하고 사라져
다양하고 질 좋은 맥주 만드는 브랜드 되겠다"
"우리나라 맥주시장은 '어떤 맥주냐'보다 '네 캔 만 원이냐'가 더 중요한 곳이다. 품질 경쟁력 이전에 빨리, 많이 만들기 경쟁으로 바뀌어버렸다. 맥주의 본질은 사라지고 '맥주 굿즈'만 남았으며, 다양해졌으나 다양하지 않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점유율 1위 제주맥주가 맥주 산업의 현실을 꼬집으며 사업 방향성과 전략을 밝혔다.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는 "수제맥주 시장이 주목받기 시작한 지 2년도 되지 않은 지금, 시장엔 새로움도 지속성도 남지 않았다"며 "한국 맥주시장의 질적·양적 성장을 모두 고민하며 제주맥주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가 보는 우리나라 맥주시장은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균일가 시장'이다. 2010년 수입맥주 회사들이 시작한 네 캔 만 원 프로모션이 제품의 균일화라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양조장마다 가지고 있는 다양성과 독특함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수제맥주에는 치명적인 조건이다. 지난해 주류 위탁제조(OEM)가 가능해지며 '수제맥주'라는 이름을 달고 2년간 100개 이상의 신제품이 쏟아졌지만, 대부분은 이벤트성 굿즈의 역할만 한 채 사라졌다는 것이 문 대표 판단이다.
제주맥주는 수제맥주와 가정용 맥주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다양하면서도 특색 있고 질 좋은 브랜드가 오래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주맥주가 제주산 햇원료(귤 껍질)를 사용해 맥주를 만들고 커피, 초콜릿, 소금 등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맥주를 개발하고 있는 이유다. 권진주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제주맥주는 브랜드 동시 구매율이 3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새로 출시하는 라거 제품도 소비자들의 이런 소비성향에 부응해 현재 에일 시장이나 다름 없는, 점유율 3%에 불과한 국내 수제맥주 시장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제주맥주는 수제맥주의 온라인 판매를 요구하는 업계 목소리에도 힘을 보탰다. 권 CMO는 "소규모 양조장을 운영하며 국내산 농산물을 원재료로 활용하는 전통주에 온라인 판매를 허용한 것처럼, 수제맥주도 허용되길 바란다"며 "시대는 변하고 있고 다른 국가에선 이미 허용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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