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당적 협력 강조한 윤 대통령, '문제 인사' 결단부터

한겨레 2022. 5. 16. 18: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취임 뒤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진영이나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협치 의지를 밝힌 것은 고무적이지만, 야당의 '양보'만 요구한다면 또 다른 분란만 일으킬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1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의 첫 국회 시정연설이 국회 협치가 '실천'으로 나아가는 단초가 되길 바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며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취임 뒤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진영이나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취임사에서 통합·협치를 거론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날 연설에선 ‘초당적 협력’ ‘의회주의’를 각각 3차례와 4차례씩 언급했다. 국회에 제출한 59조4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처리는 물론 나라 안팎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국회, 특히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호소다. 윤 대통령이 협치 의지를 밝힌 것은 고무적이지만, 야당의 ‘양보’만 요구한다면 또 다른 분란만 일으킬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는 바로 의회주의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저는 법률안, 예산안뿐 아니라 국정의 주요 사안에 관해 의회 지도자와 의원 여러분과 긴밀히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연금개혁, 노동개혁, 교육개혁을 언급하며 “지금 추진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게 된다. 정부와 국회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대 야당’의 입법 협조 없이 윤석열 정부가 정상적 국정운영을 해나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윤 대통령으로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 등 꽉 막힌 국회 상황이 답답하겠지만, 이를 풀어나갈 열쇠는 국정에 무한책임이 있는 윤 대통령에게 있다. 협치의 기본은 ‘주고받기’다. 더불어민주당의 ‘발목잡기’를 탓하기 전에, 현재의 교착 국면은 온정주의 인사, 연고 인사를 고집한 윤 대통령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물론, 성비위와 간첩조작 연루 의혹이 있는 윤재순 총무비서관과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의 거취를 결단해야 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1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또 윤재순 비서관의 성비위 징계 전력과 성추행 옹호 글 등에 대해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참모들에게 얘기했다고 한다. 내 것을 내주지 않으면서 협조만 요구해선 안 된다.

“김치찌개에 소주 한잔” 같이 한다고 저절로 협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 견해가 다른 쪽과 대화와 타협으로 합의점을 찾는 과정은 길고 고통스럽다. 하지만 민주주의란 시간이 걸리고 불편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제도다. 제왕적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며 대통령 집무실까지 이전한 윤 대통령이다. 윤 대통령의 첫 국회 시정연설이 국회 협치가 ‘실천’으로 나아가는 단초가 되길 바란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