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또 2500선..반등 기대해도 될까
1차 목표 2700선..2800선 하반기에나 가능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코스피가 늪에 빠졌다. 이달 들어 종가 기준으로 단 한 번도 2700선을 넘어서지 못했다. 오히려 2550선까지 미끄러져 2년 전 증시 상황으로 되돌렸다. 이러다 3000선은 커녕 2800선도 못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증권시장 전략가들은 상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다만 하반기에는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갈림길 선 코스피…위기일까 아닐까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66포인트(0.29%) 내린 2596.58에 거래를 마쳤다. 2624선에서 상승 출발하며 장 초반 2629선을 터치했지만, 기관이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하락 전환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코스피의 조정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7월 6일 3305.21이라는 가보지 않은 세계를 연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 때 4000선 돌파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지난해 12월 29일(3020.24)을 끝으로 3000선 기록은 더 나타나지 않았다. 해가 바뀌며 상황은 더 악화했다. 1월 24일(2792) 2800선대를 밑돌더니 이후 현재까지 2800선대에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27일 LG에너지솔루션(373220) 상장 이후 코스피는 외연 규모는 커졌지만, 삼성전자(005930) NAVER(035420) 삼성SDI(006400) 등 고공 행진하던 대형주들이 크게 조정받으며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월 24일부터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됐고 2주 안에 끝날 거로 예측됐던 상황은 장기화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코로나19 확산 및 봉쇄조치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미국 인플레이션 상황의 개선이 지연될 우려에 코스피는 2550선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지난 7월 고점 이후 23%나 하락했다”며 “지금보다 코스피가 더 하락했던 경우를 비교하자면 훨씬 심각한 위기 국면들뿐이다. 지금 주식시장은 위기냐, 아니냐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이후 코스피는 52.7%나 급락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54.5%나 떨어졌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상황에서는 35.7%나 하락했다. 허재환 팀장은 “지금 위기가 심각한 경기 침체와 버블붕괴 국면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코스피의 경우 하락할 만큼 하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 기술적 반등 기대…과대낙폭株 최저가 매수 기회로
그동안 과도한 불안심리에 증시 변동성이 커졌지만, 앞으로 투자심리가 안정된다면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거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비관적 변수 대부분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에 시장에 알려져 있는 변수들”이라며 “우려의 상당 부분이 지난 수 개월에 걸쳐 이미 시장가격에 반영됐다. 기존에 알려진 변수들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 보다 부정적인 이벤트들이 소화되어 가는 과정에 보다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 개월 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이언트 스텝과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며 “앞서간 불안감, 공포심리가 진정되고, 정상화되는 과정은 기술적 반등에 이은 안도랠리로 이어질 거다. 일차적 기술적 반등 목표가 2700선 전후, 3분기 안도랠리가 2800선 후반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럴땐 어떤 종목에 관심을 둬야 할까?
손주석 연구원은 “과거 사례에서 가장 유효한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을 꼽자면 낙폭과대 업종에 대한 바텀피싱(최저가 매수) 전략이었다”며 “외국인 지분율 변화를 활용한 중장기 전략의 구사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팀장은 “단기 낙폭과대주 중에서도 실적 모멘텀이 양호한 인터넷, 미디어·교육, IT가전, IT하드웨어, 반도체 업종, 이 중에서도 대형주, 업종 대표주 비중을 늘려갈 것을 제안한다”며 “채권금리 하향안정에 이어 경기불안심리만 진정된다면 이들 업종과 대표주들의 반등이 강화될 전망이다. 여전히 공포심리를 이용하는 투자전략이 유용한 구간”이라고 조언했다.
이지현 (ljh4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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