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의 기준은 과연 공정할까.. 텀블러가 지구 멸망을 늦출까

박지현 2022. 5. 1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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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끝을 향해 가고 있지만 사회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새로운 정부가 '공정'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닻을 올렸지만 전 지구적 환경 위기와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큰 파도를 마주하고 있다.

이양구 작가와 이연주 연출은 연극을 통해 공정한 사회를 위해 만들어진 제헌헌법이 오늘을 사는 우리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살펴보고, 이 과정에서 오늘날 우리가 '정의' 혹은 '공정'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한 것들이 최초의 사회계약 과정을 통해서 오래전 '합의'한 것임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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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화두를 던지다, 화제의 연극 2편
오늘 막오르는 '당선자 없음'
헌법이 만들어진 과정에 상상력 더해
다큐멘터리 형식 '기후비상사태'
환경파괴 일삼는 인간에 보내는 경고
국립극단과 두산아트센터가 묵직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연극 두 편을 동시에 무대에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두산아트센터가 공연 준비중인 연극 '당선자 없음' 연습 장면. 두산아트센터 제공

팬데믹이 끝을 향해 가고 있지만 사회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새로운 정부가 '공정'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닻을 올렸지만 전 지구적 환경 위기와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큰 파도를 마주하고 있다. 그야말로 내우외환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이 수많은 난관들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찬 겨울을 헤치고 다시 무대에 싹튼 두 연극이 이 시대에 우리가 직면한 화두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쩌면 작품을 통해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을 해결할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2022년 다시 떠오른 시대정신 '공정'의 기준은 언제 만들어졌을까. 그리고 그 공정의 기준은 공정하게 만들어졌을까? 지난 2013년부터 '불신시대', '예외', '모험', '갈등' 등 매년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인문학 강연과 공연, 전시를 큐레이션 해 온 두산아트센터의 '두산인문극장'은 올해 '공정'이란 주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이에 맞춰 연극 '당선자 없음'을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지난 2020년 두산아트센터가 이양구 작가에게 의뢰해 만들어진 희곡으로 2019년 제56회 동아연극상에서 신인연출상을 수상한 이연주가 연출에 나섰다. 이 작품은 대한민국 최초의 헌법이 만들어진 과정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제헌헌법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의뢰받은 박 피디는 라 작가와 함께 1948년 5월 10일 남한 단독 선거로 구성된 제헌국회가 대한민국 정부를 선포하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간다. 다큐멘터리를 만들며 박 피디와 라 작가는 헌법을 최초로 만든 사람들이 지금의 한국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이양구 작가는 이 작품을 집필하기 위해 속기록을 비롯한 제헌헌법 관련 각종 문헌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에 관계된 회고록, 평전 등 비공식적 역사 자료까지 참고했다. 여기에 작가적 상상력을 더해 의회 바깥에서 진행된 헌법 제정 과정의 이면도 보여주고자 했다. 이양구 작가와 이연주 연출은 연극을 통해 공정한 사회를 위해 만들어진 제헌헌법이 오늘을 사는 우리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살펴보고, 이 과정에서 오늘날 우리가 '정의' 혹은 '공정'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한 것들이 최초의 사회계약 과정을 통해서 오래전 '합의'한 것임을 이야기한다. 공연은 17~28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국립극단이 다음달 5일까지 공연하는 연극 '기후비상사태: 리허설'의 한 장면. 국립극단 제공
연극 '기후비상사태: 리허설' 공연 장면. 국립극단 제공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일까. 과학자들은 지구가 탄생한 시점부터 인류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까지를 하루로 봤을 때 인류의 멸망까지 1분이 채 남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우리는 그동안 그러한 경고 속에서도 무던해 했고 오히려 외면하기도 했다. 당장의 성공을 위해서 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해왔다.

눈을 돌리면 그만일 뿐이라 생각했던 인류가 '기후 위기'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떠올리기 시작한 것은 그런 문제들이 이제서야 체감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립극단이 지난 11일부터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이고 있는 연극 '기후비상사태: 리허설'은 대멸종을 코 앞에 둔 인류, 즉 우리 모두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한 이 연극은 지구 종말 1분 앞에 선 인류가 텀블러와 종이 빨대, 에코백으로 지구의 멸종 시계를 늦출 수 있을지에 대해 질문한다.

이 작품의 대본을 쓰고 연출에 나선 전윤환 연출가는 극을 통해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인류의 모습을 그려낸다. '빨리, 더 빨리', '많이, 더 많이'를 요구하는 세상 속에서 어떤 사람은 속도에 뒤처져 외면받고 어떤 사람은 더 많이 가지기 위해 액셀을 밟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기후비상사태'가 신자유주의 경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짚어내고 여기에서 파생되는 우리 주변의 불평등과 착취, 폭력을 파편처럼 비춘다. 공연은 다음달 5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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