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코로나' 수렁에 빠진 시진핑, 5.5% 경제 목표 멀어진다

신정은 입력 2022. 5. 16. 18:09 수정 2022. 5. 1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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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소매판매 -11.1%·산업생산 -2.9%
우한 사태 이후 2년여 만에 최악
"코로나 심각성, 우한 사태 10배 이상"
성장 목표 빨간불.."지원책 강화해야"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제로코로나’의 대가가 예상보다 컸다. 장기집권을 눈앞에 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코로나 방역’과 ‘경제 성장’의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모두 놓칠 위기에 처했다. 중국이 5.5%의 경제 성장 목표를 포기할지, 이를 고집하며 강력한 부양책을 꺼낼지 주목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AFP)
생산·소비·수출 지표 줄줄이 악화

16일 국가통계국이 발표된 4월 주요 지표는 중국 경제가 코로나 봉쇄로 받은 타격을 여실히 보여줬다. 4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증가율은 각각 마이너스(-)11.1%, -2.9%를 기록하며 전망치를 모두 밑돌았다. 소매판매는 우한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15.8%) 이후, 산업생산은 2020년 2월(-13.5%)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중국 정부가 최우선 하겠다던 고용 지표도 악화됐다. 4월 도시 실업률은 6.1%로 전달의 5.8%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역시 우한 사태 때인 2020년 2월(6.2%) 이후 최고치다.

인프라 시설 투자가 반영된 고정자산투자는 1~4월 누적 기준 작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위한 지방특별부채 발행을 서둘렀음에도 지난 1~2월 12.2%, 1~3월 9.3%에 비해 줄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5% 안팎’으로 제시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산업생산과 소비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고,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발표된 지표들도 악화했다. 4월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전월(14.7%)보다 10%포인트 이상 떨어진 3.9%를 기록해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또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7로 2020년 2월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하이 시내(사진=AFP)
이같은 분위기가 5~6월까지 이어지면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는 추락은 불가피하다. 중국 내부에서도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성쑹청 전 인민은행 통계국장은 “올해 2분기 코로나19 피해가 특히 클 것”이라면서 “경제성장률이 1분기 4.8%에서 2.1%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바클레이스가 전망한 3%보다 낮은 수준이다.

쉬젠궈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교수는 “올해 중국 내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경제 피해액이 작년 국내총생산(GDP)의 15.7%에 해당하는 18조 위안(약 3400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이번 코로나 확산 사태의 심각성이 우한 사태 때의 10배 이상”이라고 진단했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경기부양 총동원

제로코로나 정책은 코로나19 초반에는 효과를 보는듯했다. 2020년 1분기 중국의 GDP는 -6.8%를 기록하며 역대 처음 역성장했으나 빠르게 조업 재개에 성공해 연간 2.3%의 성장률을 달성했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고 오미크론처럼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제로코로나’는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나흘간 예정됐던 상하이 봉쇄는 이날로 50일째에 접어들었다.

문제는 올해 가을 장기집권을 앞둔 시 주석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포기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지난 5일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흔들림없이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올해 아시안게임(9월 항저우)과 유니버시아드 대회(6∼7월 청두)를 모두 연기한데 이어 내년 6월 예정인 아시안컵까지 포기하며 당분간 개방 의지가 없음을 시사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영향이 2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원책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성 전 국장은 “부동산 정책을 지속적으로 완화하고,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재정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 출신인 황이핑 베이징대 교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할 때”라며 “많은 기업과 가계의 현금 흐름 문제가 나타나고 있어 (코로나로)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직접 지원할 더 많은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통화정책을 조정할지도 주목된다. 오는 20일 중국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발표한다. 최근 중국 지도부가 ‘성장’과 ‘고용’에 초점을 둔 통화정책을 강조하면서 인민은행이 지난 1월 이후 넉 달 만에 LPR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터라 LPR 금리를 더 인하한다면 자본 유출, 부채 증가 등 부작용을 만들 수 있다. 골드만삭스의 앤드루 틸턴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정책은 통화 정책 완화보다는 재정지출 확대 쪽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며 “중국이 인프라 건설을 위한 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봤다.

이같은 노력에도 중국이 제로코로나를 고집하는 이상 올해 5.5%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장지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경기 안정을 위해 새로운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며 “그러나 이런 정책의 효과는 정부가 제로코로나 정책을 어떻게 미세 조정하는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신정은 (hao122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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