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부실수사·황제조사" 고개숙인 김진욱, 결론은 예산·인력부족 탓?

심언기 기자,정혜민 기자 2022. 5. 16. 18: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숙한 모습 송구하지만 역량 갖추는데 시간 걸려"
"공수처는 종이호랑이..인력 제한이 독소조항"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16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과천=뉴스1) 심언기 기자,정혜민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은 출범 1년을 넘기는 동안 지속된 논란에 "송구스럽다"고 16일 밝혔다. 그러나 부진한 수사성과와 통신사찰 논란, 정치적 중립성을 놓고는 인원과 예산 부족 탓으로 돌리는 태도로 일관했다.

김 처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공수처 1년을 술회하면서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미숙한 모습들 보여드린 점 먼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고위공직자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와 권력기관 견제라는 공수처 설립의 대의명분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수사력 부실 비판에 "공수처의 최우선 과제는 수사와 공소제기 역량을 검찰 수준으로 만드는게 최우선"이라며 "1년 됐다. 역량이 되려면 수사 잘하는 검찰의 여러 사람이 팀으로 와서 특수부, 공안부 이끄는 분들이 지휘하고 처음에 손발만 맞추면 되는 그랬을 때나 가능하다. 사람 뽑아 훈련시키고 사건하면서 역량을 제대로 갖추고, 그건 시간이 걸린다"고 역량 부족을 시인했다.

대선을 앞두고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을 잇따라 입건하며 빚어진 정치편향 논란과 관련해서도 "수사를 마치고 결론을 냈는데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가지고만 있는 이런 일은 없었다"며 "수사가 안 끝났기 때문에 수사를 (대선 후) 마무리해서 고발사주 사건 등이 그렇게 (무혐의 처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6월부터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교사사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사기 사건 부실수사 의혹, 고발사주 의혹, 판사사찰 문건 의혹으로 윤 대통령을 겨냥했다.

하지만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을 겨냥한 세 차례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며 수사는 공전했고, 그사이 불소추특권을 갖게 된 윤 대통령은 무혐의 처분수순이 예상됐다. 고발사주 의혹의 핵심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는 규명하지 못하고 고발장 작성자도 특정하지 못했다.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교사, 옵티머스 부실수사 의혹은 모두 무혐의 처분으로 마무리됐고, 판사사찰 의혹도 반년 넘게 빈손이어서 사건에서 손을 빼는 시점만 고심하는 모양새다.

김 처장은 이같은 수사력 부재 비판에 인력과 예산 부족을 호소하며 항변했다. 공수처법 정원제한을 '독소조항'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국회의 대폭적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수사 대상 고위공직자가 7000명이 넘지만 검사 총원이 처·차장 빼고 23명에 불과해 검사 인원수로는 검찰의 지청 중에서도 작은 지청 수준으로 최근 개청한 남양주지청과 비슷한 규모"라며 "수퍼 공수처가 아니라 종이호랑이라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1인 1역으로 안 돌아가고 1인 2역, 3역, 4역을 하니 한참 잘못됐다"며 "이런 독소조항을 풀어주는게 공수처의 정상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성윤 서울고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자신의 관용차를 보내 출석하게 해 '황제조사' 논란이 불거진데 대해선 "특혜로 보일 수 있어 지극히 조심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점에서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독립기관인 공수처가 행정부 청사가 모인 과천청사 한가운데 들어온 것은 상당한 모순"이라고 되레 독립청사 필요성 역설의 근거로 내세우기도 했다.

기자 통신사찰 논란과 관련해서도 "전기통신사업법에 근거해 모르는 전화번호에 대해 그 가입자의 이름, 주소 등을 확인하는 기초 조사"라며 "이건 미행하거나 하는 사찰이 될 수 없다. 대상을 몰라서 전화번호 주인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사전·사후로 통제하는 시스템을 지난달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수처는 검사 총 25명, 수사관 총 40명, 일반직원 총 20명으로 정원이 너무 적게 법에 명시된 관계로 인력부족 문제가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며 "공수차가 그 도입 필요성이나 존재 이유에 상응하게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이러한 상시적인 심각한 인력 부족 문제도 조만간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정부에서 생겼지만 윤석열정부로 바뀌었다. 정부가 어떻게 바뀌든 여야가 바뀌든 상관 없이 (공수처) 사명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해달라'는 것"이라며 "이 점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누구보다도 이해가 높으시다고 본다"고 사퇴 의사가 없음을 에둘러 시사했다.

이어 "공수처의 역할을 헌법, 형사소송법, 공수처법에 따라서 일관된 공정이라는 원칙에 따라 수사해 나간다면 나라를 위해 기여하는 일이고, 윤석열정부에도 기여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onk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