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성향' 류근 시인이 본 윤재순 詩.."성추행 옹호 아냐"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2022. 5. 1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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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순 대통령 비서실 총무비서관이 과거 쓴 시가 성추행 미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진보적 성향을 드러내 온 류근 시인이 해당 시에 대해 "'성추행 옹호 시'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류 시인은 15일 페이스북에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해야'라는 제목의 글에서 "수십 년 시를 읽은 사람으로서 그냥 침묵할 수 없어 굳이 한 마디 남긴다"며 "이 시는 실패한 고발시, 실패한 풍자시, 실패한 비판시일 수는 있어도 '성추행 옹호시'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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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순 대통령 비서실 총무비서관. 뉴스1
윤재순 대통령 비서실 총무비서관이 과거 쓴 시가 성추행 미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진보적 성향을 드러내 온 류근 시인이 해당 시에 대해 “‘성추행 옹호 시’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류 시인은 15일 페이스북에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해야’라는 제목의 글에서 “수십 년 시를 읽은 사람으로서 그냥 침묵할 수 없어 굳이 한 마디 남긴다”며 “이 시는 실패한 고발시, 실패한 풍자시, 실패한 비판시일 수는 있어도 ‘성추행 옹호시’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흐름과 맥락을 보면 오히려 지하철 안에서 벌어지는 젊은이들의 무례와 남성들의 성추행 장면을 드러내어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노인들과 여성들의 고통에 대해 뭔가 비판하고 고발하려는 의도였던 것 같다”며 “나름 반어적이고 역설적인 풍자의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시를 비판하려면 차라리 시적 미숙함과 비좁은 세계관, 구태의연하고 졸렬한 표현과 묘사를 지적해야 한다”면서 “시의 완성도 측면에서 함량 미달처럼 보인다. 서툴고 유치하고 습작생 수준의 치기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류근 시인. 뉴시스
류 시인은 “지하철 안에서 벌어지는 성추행 행태를 묘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성추행 옹호시’라고 비판받아야 한다면 ‘흥부전’에서 놀부의 행태만을 떼어내서 지문을 만들면 그 작품의 작자는 패륜과 악행의 옹호자가 되고 만다”고 비유했다.

다만 그는 윤 비서관의 성 비위 연루 전력을 언급하며 “성추행 전력이 있는 인사의 비서관 기용은 분노스럽다”면서 “나쁜 놈들 욕을 하려면 정당하게 해야 한다. 작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얼마든지 다르게 읽힐 수 있는 문학 ‘작품’을 꺼내 들고 한 부분만을 들추어 조리돌림 하는 것은 구차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한편 윤 비서관은 검찰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2002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해 출간한 시집에 논란의 시 ‘전동차에서’를 발표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전동차에서만은 /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 / 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 보고 / 엉덩이를 살짝 만져 보기도 하고 / 그래도 말을 하지 못하는 계집아이는 / 슬며시 몸을 비틀고 얼굴을 붉히고만 있어요” 등의 구절이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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