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1등 물류산업, 직원 안전은 '뒷전'
"현장관리자·휴식시간 부족"
쿠팡은 사고 예방 적극적
직원 75% "안전교육 받아"
◆ 물류 2.0 이젠 안전 ◆
딜리버리 문화가 확산되면서 물류 산업에서 고용이 크게 창출되고 있지만 쿠팡과 CJ대한통운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대다수 물류기업들이 안전교육, 보호장비 지급, 안전감독을 위한 현장 관리자 배치 등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여론·시장조사기관 입소스가 국내 8개 택배·물류 기업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근로자 7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이 같은 업무 환경은 근로자들의 산업재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산재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입소스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실시한 국내 물류기업 노동 환경 실태 조사 결과 안전사고 예방교육을 받았다고 답한 근로 경험자 비율이 50%를 넘는 기업은 쿠팡(75.5%) CJ대한통운(65.2%) 우체국택배(51.6%) 등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장 관리자가 있는지, 휴게시간을 지정받았는지 묻는 질문에 쿠팡 근로 경험자의 65.7%, 65.9%가 각각 '그렇다'고 답해 유일하게 60%를 넘겼을 뿐, 나머지 기업들은 30~50%대를 기록했다. 현장 관리자는 근로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없는지 살피는 역할을 하고, 휴게시간 지정은 근로자의 피로도를 낮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조사는 표민찬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가 설계한 설문을 바탕으로 로젠택배·롯데글로벌로지스·마켓컬리·우체국택배·쿠팡·한진택배·CJ대한통운·SSG(가나다순) 등 8개 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 결과 상당수 물류기업들이 보호장갑·안전화·안전모 같은 근로자 신체를 보호할 최소한의 장비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안전화 지급은 42.6%를 기록한 쿠팡이 1위를 했고, 나머지 기업들은 30%를 넘지 못했다. 안전모 지급은 40%를 넘은 기업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물류 산업은 사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만큼 안전 감독자들을 현장에 많이 배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수현 기자 / 홍성용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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