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핵심 원자재 부국과 '조달 통로' 뚫는다
'협력 프레임워크' 만들어
반도체·배터리·철강·바이오
핵심 재료 안정공급망 확보
16일 산업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정부는 '핵심 원자재 협력 프레임워크'(가칭)로 불리는 품목 기반 공급망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국가별 거리 두기가 완화됨에 따라 고위급 양자 협의를 물밑에서 추진 중"이라며 "고위급 협의를 계기로 핵심 품목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반도체, 철강, 2차전지, 바이오·화학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원자재 품목별 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무수불산은 멕시코와, 황린(백린)은 베트남과 공급 안정을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식이다. 무수불산은 수분이 포함되지 않은 불산으로, 불화수소로 가공해 회로의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식각 공정이나 불순물을 제거하는 세정 공정에 쓰인다. 황린은 낸드플래시를 만들 때 쓰인다.
이 밖에 철강 분야에서 망간 메탈은 남아프리카공화국, 2차전지에 필요한 수산화리튬은 칠레, 구상흑연은 캐나다, 니켈은 인도네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초안이 세워졌다. 바이오와 화학 분야에서는 브라질과 실리콘메탈을, 멕시코와 이산화티타늄 공급을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산업부가 전략 자원의 공급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관세청은 이 같은 품목들의 공급 현황과 가격을 실시간으로 관측하고자 디지털 데이터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기존 관세 통계 분류에서는 세부 품목별 관리가 어려웠다"며 "핵심 품목은 실시간 수출입 물량과 가격을 파악하기 위해 세분화한 신고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행 10단위로 관리되는 한국 관세 및 통계 통합분류표(HSK)를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더 세세하게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핵심 원자재 협력 프레임워크'는 실물 품목별 확보 방안에 기반한 '보텀업' 통상 전략을 구축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가별 외교 전략에 기반한 통상 전략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실제로 부족을 겪거나 가격 안정이 필요한 품목들을 산업부가 실시간으로 파악해 통상 전략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검토 결과 공약과 국정과제를 이행하기 위해 통상 기능이 산업부에 존치돼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품목 하나하나를 잘 챙겨야 공급망 대책을 세울 수 있다는 산업부 논리가 통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산업부와 외교부는 통상 기능을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경제안보'를 내세운 외교부 논리보다는 실물경제에 기반한 산업부의 논리가 설득력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 밖에 달라진 통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세'로 불리는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에 대해서는 세계무역기구(WTO) 같은 국제기구를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담겼다.
[송민근 기자 /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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