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영남 첫 재선이냐, 국민의힘 4년만의 탈환이냐..울산시장 후보 인터뷰
울산광역시는 영남권 5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단체장이 재선에 도전한다. 그만큼 정치적 상징성을 갖는다. 울산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하지만 노동계 표심이라는 특이성이 있어 민주당 지지세도 만만치 않다. 송철호 민주당 후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사적·정치적 인연이 깊다.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는 지역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경선에서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공천되는 기염을 토했다. 매일경제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후보들의 주요 공약과 비전을 들어봤다.
송철호 민주당 후보
부울경 메가시티 중단 안돼
울산 연고 프로야구단 유치
靑 선거개입 수사는 모략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보수 성향이 강한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이른바 '낙동강 벨트'에서 3곳 모두 광역단체장을 배출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후보는 울산시장을 지낸 송 후보가 유일하다. 지난 대선 때 울산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40.79%를 득표해 영남 지역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도 송 후보가 기대하는 부분이다.
송 후보는 정치적 책임감과 함께 2030년 완공 목표인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사업 등 민선 7기 핵심 사업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서라도 재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을 두고 "단순한 친환경에너지 사업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미래 경제를 좌우할 핵심 산업으로 봐야 한다"며 새 정부와 민선 8기에서도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후보는 "탄소중립 시대가 오면 우리 기업들도 100% 재생에너지(RE100)로 생산된 제품을 수출하고, 탄소국경세의 높은 장벽을 넘어야 한다"며 "부유식 해상풍력은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송 후보는 이번 선거의 또 다른 쟁점인 부울경 특별연합(메가시티)과 관련해서도 사업이 중단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송 후보는 "민선 7기 초기부터 부울경 단체장들이 뜻을 같이했고 이미 여야를 떠나 함께 추진하기 위한 역점 과제"라며 "지방 소멸위기 극복을 위해 부울경이 모범적인 과정과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 후보는 전통 제조업 침체로 위기를 맞은 울산이 산업수도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첨단 산업도시를 제안했다.
송 후보는 수소 클러스터 조성, 태화강국가정원 확장, 울산의료원 설립과 함께 프로야구단 울산 유치도 공약했다. 국내 유일 고래문화특구 울산 남구 장생포에 프로야구 경기를 할 수 있는 규모의 신축 야구장 건립 방안도 덧붙였다. 과거 울산에서는 정치권과 체육계를 중심으로 기아 타이거즈와 NC다이노스의 울산 유치가 추진됐으나 무산됐다. 송 후보는 "사실상 프로야구단은 이미 포화 상태라 창단이 어렵지만 당선되면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송 후보는 현재 진행 중인 청와대 선거 개입 재판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역 정치권 분석을 두고 "청와대 선거 개입 수사는 말도 안 되는 중상모략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 재검토
삼산동에 청년문화센터 건립
힘든 시기 힘있는 與시장 필요
울산지역 그린벨트는 270㎢로 전체 면적의 25%를 차지한다. 1974년 지정 당시만 해도 도심 외곽에 위치했으나 도시 규모가 커지면서 지금은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형태가 돼 도시 균형 발전을 막는 원인으로 여겨진다. 김 후보는 "보존 가치가 있는 그린벨트에는 나무를 심어 숲이 우거지도록 하겠다"며 "보존할 곳은 확실히 보존하고 그 외 지역은 과감히 해제해 첨단 산업단지를 만들어 기업을 유치하고, 신도시를 조성해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힘입어 민선 7기 울산시가 주도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사업에 대해 김 후보는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는 함께 가야 한다"며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에너지 정책은 국가 사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은 문재인정부의 탈원전을 전제로 한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따라 추진된 것"이라며 "새 정부가 원전 산업 활성화를 약속한 만큼 울산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 원전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다만 해당 사업에 민간 투자가 많이 진행된 상태라 고민이 많다"며 "이 사업을 추진한다면 어민들에게는 충분한 보상이 이뤄져야 하고, 풍력단지 주변에서 어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을 하나의 경제 공동체로 묶는 부울경 특별연합(메가시티)과 관련해 김 후보는 "당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제안해 분위기를 띄우고 울산과 경남이 동조하면서 갑자기 나온 것"이라며 "울산 측에서는 얻는 것이 많이 없다. 시장이 되면 울산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다시 접근하겠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또 울산 최대 상권인 남구 삼산동 일원을 청년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장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이전한 용지에는 대규모 청년문화쇼핑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울산 남구청장을 재선한 김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17개 광역단체장 후보 중 국회의원이나 현직 단체장이 아닌 유일한 후보다. 그만큼 중앙정치 무대에서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후보는 "중앙정치 경험이나 인맥이 반드시 지방자치 발전을 담보하지 않는다"며 "지금 울산은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다. 새 정부에서 힘 있는 여당 시장으로 어려움을 정면 돌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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