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유연하다..전동화 시대 퍼스트무버될 것"

원호섭 2022. 5. 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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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뇨스 현대차 COO 인터뷰
美서 현대차에 대한 인식 변화
독일·일본차 고객들 돌아서
북미 이어 인도·유럽 총괄
현대차 이사회에 내년 합류
선호도 높은 차량 먼저 공급
재고 물량 줄여 수익 극대화
"현대자동차는 유연한 경영으로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서도 의미 있는 실적을 내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미주대권역담당 사장(57·사진)이 최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진행한 매일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완성차 업계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됐으며 어느 때보다 차량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가 종식한 이후에도 이 같은 트렌드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뇨스 사장은 이달부터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인도,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관리·운영도 담당하게 됐다. 북미와 중남미에 한정됐던 역할이 해외 주요 시장으로 대폭 확대된 것이다.

그는 내년 3월 현대차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현대차와 자율주행 기술 기업 앱티브 간 합작사인 '모셔널' 이사회 멤버로도 내정됐다.

현대차에서 무뇨스 사장의 경영 보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는 "내 역할은 분명하다. 바로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뇨스 사장은 2019년 5월 현대차에 합류했다. 당시 71만대였던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량은 지난해 79만대로 11%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2019년 7위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일본 혼다를 제치고 5위(9.9%)로 올라섰다. 현대차에 합류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확산됐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그룹은 재고를 최소화하면서 대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전시용 차량 등 필요한 곳을 중심으로 적재적소에 차를 배치했다. 일반적으로 완성차 업체는 안정적 경영을 위해 2~3개월분의 재고 물량을 유지하는데, 현대차 미국법인은 이보다 훨씬 적게 재고를 관리한 것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미국 시장 수요 예측을 보다 정밀하게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잘 팔릴 것으로 예상되는 차량에 먼저 반도체를 공급해 고객이 차량을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면서 수익을 극대화했다. 또한 미국에서 고객에게 차를 공급하는 딜러들과 협의해 차량 수요·공급 사이에 발생하는 시간을 줄였다. 완성차 기업이 대부분 비슷한 전략을 썼지만 현대차의 대응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 1분기 미국에서 다른 완성차 기업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이상 줄었지만 현대차는 3.7% 감소하는 데 그쳤다. 무뇨스 사장은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현대차그룹의 강점이 이번에 빛을 발했다"고 말했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대에 더 이상 패스트 폴로어(추격자)가 아닌 퍼스트 무버로 자리 잡고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달 미국에서 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량은 테슬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그는 "전문가들도 아이오닉5의 기술력을 인정하고 있다"며 "전기차 시대를 앞서가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무뇨스 사장은 "완성차 업계의 패러다임 전환기에 현대차는 경쟁사와 달리 '모빌리티'라는 큰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을 통해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비전을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전기차 생산량도 적절하게 맞춰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외신은 현대차가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 신설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과의 긴밀한 협업도 기대된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에서 현대차·기아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브랜드에 대한 인식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현대차의 경쟁력이 가격이었다면 지금 고객들은 상품·성능·디자인을 보고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네시스의 위상 변화가 크다.

무뇨스 사장은 "독일·일본 차를 타던 고객이 제네시스를 구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떤 브랜드와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차량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는 잠재력이 크고 강한 리더십을 지니고 있으며 혁신 DNA가 있다"며 "고객이 우리의 가치를 계속 인정해주도록 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그룹에 한계는 없다"고 자신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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