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 호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정유업계, 뭐가 문제길래?

황지수 입력 2022. 5. 1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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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FP연합)
국내 정유업계가 유가 상승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 위축 분위기에서 석유제품 가격 급등이 자칫 수요 감소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국내 4대 정유업체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은 각각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GS칼텍스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1조2892억원, 영업이익 1조81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75.6%, 70.9% 증가한 수준으로, 영업이익의 경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SK이노베이션 또한 올해 1분기 매출 16조2615억원, 영업이익 1조649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은 연결 기준으로 1분기 매출 7조2426억원, 영업이익 7045억원을 올렸는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에쓰오일 역시 상승 랠리를 달리며 올 1분기 매출 9조2870억원과 영업이익 1조3320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정유업계가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은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평가 이익 증가와 정제마진 덕분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만큼 정제마진도 초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5월 둘째 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24.2달러로 22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생산·운송비 등을 제외한 값으로 업계에서는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즉, 정제마진이 4~5달러 이상이면 수익이 발생하고 그 이하면 손실이 발생한다. 증권가에 따르면 5월 둘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전주 20달러 대비 4.2달러 오른 배럴당 24.2달러를 기록했다. 1월 첫째 주(5.9달러) 대비 18.3달러, 지난해 같은 기간(2.4달러)보다 21.8달러나 올랐다.

한편 업계에서는 정유업체들이 단기적으로는 호실적을 기록할 수는 있겠으나, 중장기적으로 소비 지출이 줄어들어 정유사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유가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충분히 전가할 만큼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국 실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유가가 완만하게 안정적으로 오르고 수요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유가가 급히 오르면 그만큼 급히 떨어지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재고 손실이나 마진 하락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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