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CEO 특강]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 이화여대서 강연

양연호 입력 2022. 5. 16. 17:06 수정 2022. 5. 1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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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창업위한 첫번째 자질은 'ESG 감수성'
"창업을 하고 기업을 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사회에 공헌하고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 회장(사진)은 최근 이화여대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매경CEO특강에서 벤처 창업을 위해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자질로 ESG(환경·책임·투명경영)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꼽았다. 창업가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서는 ESG 감수성이 없어서는 안 될 덕목이라는 것이다.

1995년 출범한 벤처기업협회는 국내 대표적인 벤처기업 육성·지원 기관이다. 협회는 1996년 코스닥 설립을 공식 제안했고 1997년 '벤처기업 특별법' 제정을 주도했다. 작년 2월부터 민간 중심으로 개편된 '벤처확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벤처기업협회 10대 회장으로 취임한 강 회장은 2006년 산업용 휴대 정보 단말기를 만드는 포인트모바일을 창업해 대표로 재직 중이다.

강 회장이 벤처 창업가의 자질로 ESG 역량을 강조한 데는 공정사회에 대한 고민이 녹아 있다. 강 회장은 미국 사상가 존 롤스의 '무지의 장막(veil of ignorance)' 개념을 소개했다. 아무런 규칙이 없는 '원초적 상태'에서 자신의 위치가 어떻게 될지 전혀 모르는 가운데 분배 원칙이 도출될 때 누구나 납득할 만한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강 회장은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과연 공정한가, 우리가 운이 좋았기 때문인 것은 아닌가, 왜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오늘날 전쟁과 같은 불행을 겪는가, 그것이 과연 공정한가 하는 고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공정한 사회를 만들려면 약자를 위한 분배와 기부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업들은 글로벌 위기 가운데 한순간에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불거졌던 요소수 사태나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대표적이다. 북한의 안보위기 속에 핵전쟁에 휘말릴 수도 있다. 이로 인해 국가나 기업 모두 평소에 사회적 정의와 ESG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강 회장 설명이다. 그는 "방앗간에서 떡을 만들어본다든지 또는 제과점에서 빵을 구워보지 않고는 본인이 뭔가를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지 않는다"며 "우선은 사회에서 경험을 쌓아 창업을 하는 게 일반적인데 창업 후 회사가 성장하면서 궁극적으로는 ESG가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된다"고 밝혔다.

벤처기업협회는 매년 연말에 정부가 주는 80여 개 상을 심사한다. 강 회장은 "금탑산업훈장 은탑산업훈장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장관장 등을 주는데 회사가 안정적으로 운영을 잘하고 있는지를 본다"며 "하지만 제가 작년 12월에도 심사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부분은 사회공헌을 했는지, 어려운 약자들을 배려했는지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리 뛰어난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하지 않는 기업은 과감하게 상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다.

강 회장이 벤처기업협회를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부분도 결국은 사회적 가치 실현과 맞닿아 있다. 공정한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해 벤처기업협회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강 회장 지론이다. 그는 "미국에 가면 우버 없이 돌아다니는 게 어려울 정도인데 우리나라에선 '타다' 서비스가 정부에 의해 막혔다"면서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을 막겠다고 변호사 단체가 택시 단체와 연대하겠다는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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