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마저..외식비 인상 대열 합류
자영업자 "재료값·인건비 인상에 음식가격 고민커져" 난색 표명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직장인들의 단골 점심 메뉴인 칼국수도 물가 상승 대열에 동참했다. 대전 지역 칼국수 한 그릇의 가격이 코로나19 사태 전과 견줘 20% 안팎으로 치솟으며 직장인들의 물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욱이 칼국수는 '대전의 맛'하면 떠오르는 대표 메뉴로 서민의 외식비용 부담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일각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라 외식물가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전지역의 칼국수 가격은 평균 64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00원)보다 6.6% 뛰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직전인 2019년 10월까지만 해도 평균 5600원이었던 칼국수 가격이 2년 반 동안 14.28%나 치솟은 셈이다. 이는 전국 16개 시·도 중 5번째로 높은 인상률이다.
칼국수 한 그릇의 가격은 2020년 10월 사상 첫 6000원대를 돌파한 이후 매해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6200원이었던 칼국수 가격은 올해 200원 더 오르며 3.2% 인상됐다.
대전지역의 단골 점심 식사 메뉴인 칼국수마저 외식비 인상 대열에 합류하자 식비 부담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지역 내 직장인들은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 즉 점심 물가 상승을 실감한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6.6% 올라 1998년 4월(7.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탓이다.
대덕구 오정동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정 모(31) 씨는 "대전에서 직장을 다니게 된 이후로 칼국수 가격이 매해 오르지 않은 적이 없다"며 "공식적으로 집계하는 평균치보다 소비자 체감 가격이 월등하게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대전 지역의 칼국수 맛집 중 하나인 'A 칼국수'의 2019년 가격은 칼국수 한 그릇에 6500원으로, 2년 전 이미 올해 평균치인 6400원을 뛰어넘었다. 이듬해 7000원으로 7.6% 인상된 칼국수 가격은 지난해 말 8000원대를 찍으며 코로나19 발생 전과 비교해 무려 23%나 치솟았다.
외식업계는 밀가루 등 원재료 값이 상승하면서 면 요리가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전 세계 밀 공급량의 25%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닫자 유통업계가 연달아 원재료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서구 둔산동에서 수타 칼국수 전문점을 운영하는 40대 유 모 씨는 "3-4개월 사이에 껑충 뛴 밀가루 가격의 고공행진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올 초 한 포대(40㎏)에 2만 3000원이던 원재료 값이 21.73% 더 인상되더니 지금은 3만 1500원을 주고 거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유 씨는 "우리 가게는 그나마 20년 이상 거래한 업체가 있어 그나마 저렴하게 들어오는 편"이라며 "유통업계에선 지금도 밀가루 가격을 1000원 더 올려야 한다고 아우성"이라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들이 일종의 '악순환'에 빠졌다고 지적한다. 점주들이 원재료 값 상승분을 음식 가격에 반영하면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가격 인상을 동결하자니 인건비 등 제반비용이 감당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외식업중앙회 한 관계자는 "러·우 사태에 이어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마저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관내 자영업자들이 주요 메뉴 가격 인상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국제 정세라면 외식물가는 나날이 치솟아 자영업자와 손님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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