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마저..외식비 인상 대열 합류

김동희 기자 2022. 5. 16. 17: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부 식당 코로나19 이후 23% 치솟아..지갑 얇은 직장인들 울상
자영업자 "재료값·인건비 인상에 음식가격 고민커져" 난색 표명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직장인들의 단골 점심 메뉴인 칼국수도 물가 상승 대열에 동참했다. 대전 지역 칼국수 한 그릇의 가격이 코로나19 사태 전과 견줘 20% 안팎으로 치솟으며 직장인들의 물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욱이 칼국수는 '대전의 맛'하면 떠오르는 대표 메뉴로 서민의 외식비용 부담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일각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라 외식물가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전지역의 칼국수 가격은 평균 64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00원)보다 6.6% 뛰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직전인 2019년 10월까지만 해도 평균 5600원이었던 칼국수 가격이 2년 반 동안 14.28%나 치솟은 셈이다. 이는 전국 16개 시·도 중 5번째로 높은 인상률이다.

칼국수 한 그릇의 가격은 2020년 10월 사상 첫 6000원대를 돌파한 이후 매해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6200원이었던 칼국수 가격은 올해 200원 더 오르며 3.2% 인상됐다.

대전지역의 단골 점심 식사 메뉴인 칼국수마저 외식비 인상 대열에 합류하자 식비 부담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지역 내 직장인들은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 즉 점심 물가 상승을 실감한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6.6% 올라 1998년 4월(7.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탓이다.

대덕구 오정동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정 모(31) 씨는 "대전에서 직장을 다니게 된 이후로 칼국수 가격이 매해 오르지 않은 적이 없다"며 "공식적으로 집계하는 평균치보다 소비자 체감 가격이 월등하게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대전 지역의 칼국수 맛집 중 하나인 'A 칼국수'의 2019년 가격은 칼국수 한 그릇에 6500원으로, 2년 전 이미 올해 평균치인 6400원을 뛰어넘었다. 이듬해 7000원으로 7.6% 인상된 칼국수 가격은 지난해 말 8000원대를 찍으며 코로나19 발생 전과 비교해 무려 23%나 치솟았다.

외식업계는 밀가루 등 원재료 값이 상승하면서 면 요리가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전 세계 밀 공급량의 25%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닫자 유통업계가 연달아 원재료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서구 둔산동에서 수타 칼국수 전문점을 운영하는 40대 유 모 씨는 "3-4개월 사이에 껑충 뛴 밀가루 가격의 고공행진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올 초 한 포대(40㎏)에 2만 3000원이던 원재료 값이 21.73% 더 인상되더니 지금은 3만 1500원을 주고 거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유 씨는 "우리 가게는 그나마 20년 이상 거래한 업체가 있어 그나마 저렴하게 들어오는 편"이라며 "유통업계에선 지금도 밀가루 가격을 1000원 더 올려야 한다고 아우성"이라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들이 일종의 '악순환'에 빠졌다고 지적한다. 점주들이 원재료 값 상승분을 음식 가격에 반영하면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가격 인상을 동결하자니 인건비 등 제반비용이 감당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외식업중앙회 한 관계자는 "러·우 사태에 이어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마저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관내 자영업자들이 주요 메뉴 가격 인상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국제 정세라면 외식물가는 나날이 치솟아 자영업자와 손님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16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에 위치한 한 식당의 칼국수.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전지역의 칼국수 가격은 평균 6400원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직전 가격인 5600원과 견줘 14.28% 치솟았다. 사진=김동희 기자
16일 낮 12시 대전시 서구 둔산동에 위치한 한 칼국수 전문점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전지역의 칼국수 가격은 평균 6400원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직전 가격인 5600원과 견줘 14.28% 치솟았다. 사진=김동희 기자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