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세대란 목전..'폭풍전야' 서울 전세시장

오희나 입력 2022. 5. 16. 17:01 수정 2022. 5. 1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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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강서·은평 등 올들어 전세가격 5~6% 하락
신규 입주 효과·월세 전환 가속화 영향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세가 9억→6억으로 하락
"임대차법 후폭풍 본격화..체감폭 커질 것"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오는 8월 임대차3법 시행 2년을 앞두고 서울 전세 시장이 폭풍 전야에 휩싸였다. 그동안 시세에 맞춰 올리지 못했던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올리면서 일부 지역은 전세가격이 올랐지만 일부 지역은 하락하는 등 지역별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집값 고점 인식, 금리 인상 등으로 ‘월세의 가속화’가 나타나면서 전세 수요를 분산시키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에 아파트 시세표가 붙어 있다.
입주물량 많은 성북구 ‘전셋가 하락’

16일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하락세를 유지하던 서울의 전세가격은 이달 들어 소폭 반등하며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오는 8월 임대차3법 2년차를 앞두고 전세가격이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아직까진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지역별 온도차는 크게 나타났다. 올 들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성동, 동대문, 도봉, 영등포, 중랑 5곳에 불과하다. 반면 성북, 양천, 서대문, 강서, 은평, 종로 등은 5~6%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로 지난 3월부터 1388가구 입주를 시작한 은평구 증산동 ‘DMC센트럴자이’ 전용 84㎡ 전셋값은 최근 6억5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입주 초기 8억원대였던 시세가 두 달 만에 1억5000만원 가량 떨어진 것이다.

지난 1월 2029가구가 입주를 시작한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도 전용 84㎡ 호가가 6억원으로 내려왔다. 입주 초기인 지난해 10월 9억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졌지만 지난 3월 7억3000만원으로 내려오더니 다시 6억원까지 떨어졌다.

길음동부센트레빌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길음동부센트레빌은 작년 호가가 6억8000만원까지 올랐는데 최근 5억원까지 내려왔다”면서 “롯데캐슬클라시아 입주가 4월까지 이어지면서 길음뉴타운 전체적으로 가격이 빠졌다”고 전했다. 이어 “롯데캐슬클라시아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의 물건만 남아 있어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집주인들이 임대차3법 때문에 4년 동안 가격을 올려받지 못하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지 않은 물건”이라고 말했다.

학군지·역세권·공급부족 지역 ‘가격오름’ 체감폭 클 것

특히 전세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는 지역은 최근 집값 고점 인식 더불어 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부담으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가구가 늘고 있는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직방에 따르면 성북구의 월세 비중은 지난해 44.7%였지만 올 들어 56.4%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서대문은 48.3%에서 56.4%까지 늘었고, 강서구도 36.3%에서 42.2%까지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부 지역의 전세 가격 하락에 대해 집값 고점 인식에 따른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로 매물이 늘어난 상황에서 월세 전환 가구가 늘면서 전세 수요가 줄어들고 가격 조정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은평 등 일부 지역은 공급이 늘어 전세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면서 “학군지, 역세권 등 입지가 좋거나 공급부족 지역들은 시세에 맞춰 전세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지만 입주물량이 늘어난 지역이나 전세의 월세 전환이 늘어나는 지역은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일부 지역은 오른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에 가격 저항감이 나타나면서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일부 세입자들이 월세로 이탈하면서 수요자가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하니 가격이 빠지는 현상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상반기에는 소강상태를 보이겠지만 이달부터 선제적으로 이동하려는 세입자들이 늘면서 현장에서 체감하는 전세가격 인상폭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이달부터 7월까지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수요들이 생기면서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격 인상폭이 커질 것”이라며 “수도권은 이미 20~30% 올랐기 때문에 신규 계약건들은 기존보다 5~10% 이상 오른 가격이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희나 (h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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