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공정위원장, 언제쯤 발표?..추가 인선 신중해지는 尹대통령

김문관 기자 2022. 5. 1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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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한동훈 카드는 지킬 듯
김인철, 김성회 자진 사퇴에 추가 인선 신중

출범 일주일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의 인선 고심이 커지고 있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김성회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각종 논란으로 자진 사퇴하면서 부실 인사검증 논란이 장관직에서 대통령실 참모진까지 번졌다. 당초 철저한 인사 검증을 강조하며 새 정부와 대통령실의 초기 순항을 기대했던 윤 대통령으로서는 이런 분위기가 뼈아플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법무부) 등 일부 남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는 한편, 아직 발표 전인 장차관급인사 인선도 진행할 예정인데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장차관급 인사가 늦어지는 배경에 검찰 출신이 일부 남은 자리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18명 장관 중 14명 임명, 법무 한동훈 등 이번 주 임명 전망

대통령실 관계자는 16일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후임 교육부 장관 후보자, 새 정부 첫 공정거래위원장과 금융위원장 등 추가 인선 관련 일정이 잡힌 것은 아직 없다”며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김인철 후보자의 경우 지명 직후부터 부인과 아들·딸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미국 대학에서 일하거나 공부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아빠 찬스’와 ‘남편 찬스’ 등의 의혹에 휩싸였다. 그는 결국 지명 20일 만에 사퇴하면서 낙마했다.

김성회 대통령실 비서관은 동성애 및 위안부 피해자를 비하하는 듯한 과거 글들이 논란을 빚으면서 여야를 막론해 사퇴 압박에 내몰렸고, 끝내 임명 7일 만에 물러났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보상 요구를 ‘화대’라고 표현하거나 “조선시대 절반의 여성이 성노리개였다” 등 발언은 국민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지점이었다. 당초 인사 검증 과정에서 이러한 부분들이 걸러지지 않았던 점을 두고 인사검증 시스템에 총체적 부실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분간 인사검증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검찰 재직 시절 성 비위로 2차례 내부 감찰을 받고 징계성 처분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윤재순 총무비서관이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담당 검사였던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도 주목하고 있다. 윤 비서관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 운영지원과장을 맡았던 최측근 인사다. 인수위에서 파견 근무를 해왔다. 윤 비서관이 2002년 11월 출간한 시집에 실은 시가 논란이 일고 있다. ‘전동차에서’라는 시를 보면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 아이들의 자유가/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라는 구절이 있다. 이어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보고/엉덩이를 살짝 만져보기도 하고’ 등 구절이 이어진다. 왜곡된 성인식이 반영된 표현으로 볼 소지가 다분한 내용이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 같은 인선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尹대통령, 한덕수 인준 민주당에 당부했지만...야당 반발 여전

더 큰 문제는 새 정부 첫 국무총리와 남은 장관 임명 문제다. 야권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정호영 후보자 등 임명에 대해 거세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첫 국회 시정연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23분쯤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회 의장단과 여야 지도부와 만났다. 이날 환담에서 공개 발언은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나, 비공개 자리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표결, 새 정부 1기 내각 장관 후보자들의 임명 문제 등 각종 현안을 놓고 ‘뼈있는 말’이 오갔다는 전언이다.

환담에는 윤 대통령과 박 의장, 정진석·김상희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윤호중 원내대표,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 추경호 국무총리 직무대행,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자리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한 총리 후보자 인준 관련 한 말씀 해달라”고 권하자, 윤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를 향해 “한 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안 처리에 꼭 협조해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 총리 후보자는 대통령 당선 전부터 협치와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미리부터 이분이 총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분이 여야 협치에 가장 적임자라 판단했다”며 ‘낮은 자세’로 협조를 구하는 모습이었다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에 대해 특별히 응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가장 논란이 큰 정호영 후보자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은 여론의 추이를 주의깊게 보면서도 여전히 임명 카드를 버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준석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과 비공개 회동을 하며 “정 후보자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임명할지 안 할지를 빨리 결단해서 이 문제가 지방선거까지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박진(외교부)·이상민(행정안전부)·박보균(문화체육관광부)·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의 경우 임명을 강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사실상 임명 강행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비서실 인선까지 문제투성이인 것을 보면 국민 눈높이에 대한 고려나 야당의 협력에 대한 진정성은 없어 보인다”며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주장하기도 했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은 신임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김 협회장이 금융위 사무처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2년 정책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조선DB

◇남은 장차관급 인선 꼬인다는 얘기도

일각에선 남은 장차관급 인선 일부가 꼬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과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지난 5일 사의를 표명했지만, 후임자 발표가 계속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차기 금융위원장은 금융관료 출신 금융권 인사인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내정 단계에 이르렀다는 언론 보도가 쏟아졌지만,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공정거래위원장의 경우 판사 출신 법조인 기용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다시 검사 출신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인선이 원점 재검토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는 반응도 나온다.

특히 금융위 산하 기관인 금융감독원장의 경우 검사 출신의 기용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2일 사의를 표명했는데 정연수 김앤장 변호사와 박순철 전 남부 지검장, 박은석 법무법인 린 변호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3명 모두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인수위 출신 교수 등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인선과 관련해선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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