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카드 '트럼프 NO 문재인 YES?'..文대북특사론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을 두고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 역할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세현(77) 전 통일부장관은 16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바이든 대통령 그 바쁜 사람이 여기까지 와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그냥 옛날에 한두번 만난 적 있는 그 우정으로 만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정치인은 그렇게 안 움직인다. 쓸모가 있으니까 만나는 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트럼프하고 문재인 둘 있다. 그런데 트럼프를 특사로 쓸 수는 없다"면서 이 같은 대북특사론을 밝혔다.
이어 '바이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특사로 보낼 수는 없으니 문 전 대통령을 특사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그거 아니고는 만날 일이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은 "미국의 필요에 의해서 카터 대통령이 1994년에 간 적이 있고 클린턴 대통령도 가서 억류돼 있는 사람을 데리고 나온 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윤석열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을) 꺼려하지는 않겠느냐' 묻자 정 전 장관은 "기분은 안 좋겠지만 문 전 대통령이 움직여서 한반도 상황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 핵 문제 해결 수순을 밟을 수 있게 된다면 그거는 인정해야 될 것"이라면서 "오히려 문 전 대통령을 활용해서라도 북핵 문제를 풀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하는 것은 자기(윤석열 대통령) 업적으로 삼을 수가 있다"고 답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지난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문 전 대통령을 대북특사로 파견하는 방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고 한 언급과 관련해 정 전 장관은 "태영호 의원이 질문하는데 그렇게 쉽게 답이 나오는 걸 보고 사전에 이미 교감이 있었구나 했다"고도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0일 방한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은 이튿날인 21일로 계획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윤 대통령과 회담 다음날인 22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당시 문 대통령 방미 계기에 이뤄진 한미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 등을 토대로 대화·외교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에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가 겹친 1년여간 한미정상회담 외에 지난해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수차례 다자 외교 무대에도 동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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