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터테이너 베트 미들러 "엄마들 모유 수유해야" 주장에 역풍

손봉석 기자 2022. 5. 1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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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베트 미들러 SNS


미국 분유 부족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엔터테이너 베트 미들러가 여성들에게 모유 수유를 추천하는 SNS로 역풍을 맞았다.

15일(현지시간) 더힐 등 현지 미디어에 따르면 미들러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 계정에 ‘분유 대란 사태가 소수 독점의 비밀을 드러냈다’는 미 NBC 방송 진행자 트윗과 함께 “모유수유를 하십시오! 가격도 무료이고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생산할 수 있다”고 적었다.

온라인에서는 바로 비난 여론이 일었다. 건강 등 이유로 아이에게 모유를 먹일 수 없는 처지에 있는 엄마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에서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지낸 스티븐 밀러는 “정말 모욕적이고 무지한 발언이다. 많은 엄마에게 모유 수유가 선택사항이 되지 않는 수많은 이유가 있다. 그동안 분유를 먹이지 않았다면 이를 단번에 바꿀 수는 없다. 우유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 수백만명은 말할 것도 없고”라고 지적했다.

작가 일리세 호그도 “베트, 이건 정말 나쁜 선택이에요”라고 적었다.

미 하원의원 후보자 제니 가르시아 샤론은 “유방암, 자궁암, 난소암에서 살아남는 어머니들에게 그렇게 말해보라. 치료 때문에 더는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베트 미들러는 다시 글을 올려 “모유수유를 할 수 없다면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할 수 있고 자신의 모유가 ‘과학적으로 연구된 제품’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확신한다면 다른 얘기”라고 해명했다.

올해 77세인 미들러는 1979년 록 싱어 제니스 조플린 일대기를 그린 영화 ‘더 로즈’에서 주인공을 맡았으며 동명의 주제곡으로도 인기를 얻었다. 정극 배우와 코미디를 오가며 넓은 연기폭을 자랑했고 가수로 활동하며 거의 모든 팝장르를 섭렵했고 그래미상과 골든글로브상도 수 차례 수상했다. 그녀가 주연으로 출연한 ‘스텔라’는 영화의 슬픈 엔딩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관객을 배려해 영화관 조명을 늦게 켜기도 했다.

분유 공급난은 3월부터 미국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공급망 교란으로 원료 수급이 어려움을 겪는 데다 코로나19로 노동력 부족 등이 겹친 탓이다. 최근 미 애보트사가 제조한 제품이 세균 감염 사례를 일으키는 불량품을 대거 리콜하면서 더 악화했다.

전문가들은 분유의 대체재로 모유나 대체 브랜드 제품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동시에 식물성 우유를 타거나 집에서 분유를 흉내 내 제조한 분유는 쓰지 말라고 안내했다.

미국 ABC 보도에 따르면 모유는 여건만 된다면 최고의 선택지 중 하나다. 생후 1∼2년간 필요한 영양분을 갖추고 있다. 다만 기증받은 모유는 감염성 질병이나 처방약에 대한 노출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기존에 이용하던 분유 말고 다른 브랜드 제품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기본적으로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것들이다. 철분 강화 제품이라면 더 좋다. 다만 아이가 알레르기가 있거나 기존에 아미노산 분유 등 특수 분유를 섭취했다면 의사와 상담을 거쳐야 한다.

아몬드 우유 등 식물성 우유를 먹이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단백질과 칼슘 함유량이 적기 때문이다.

미 소아과학회(AAP)는 분유에 물을 타거나, 시중에서 구매한 재료로 자체적으로 분유를 만들어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집에서 만든 분유는 위험하다며, 아이 영양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FDA도 집에서 만든 분유를 먹은 아이 일부가 저칼슘으로 입원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젖소에서 짜낸 우유는 일반적으로 아이가 생후 12개월이 되기 전에는 권장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공급난을 고려할 때 6개월 이상이라면 먹여도 된다고 본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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