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의 박수와 4분의 악수..'화기애애' 윤석열 첫 시정연설

조문희 기자 2022. 5. 1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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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


18번의 박수와 4분 동안의 악수.

윤석열 대통령이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주제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에 나선 16일 국회 본회의장은 오랜만에 화기애애했다. 윤 대통령은 여야 의원들을 고루 찾아 악수를 나눴고, 야당도 윤 대통령을 박수로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4분쯤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섰다. 밝은 회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 차림으로, 지난 10일 취임식 때 착용한 넥타이와 색감이 유사했다. 파란색 계열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색감으로 여겨진다.

여야 의원 대부분이 윤 대통령 입장에 기립 박수를 쳤다. 단상을 향해 나아가던 윤 대통령은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해 통로 인근 좌석에 서 있던 민주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연단에 오른 뒤엔 정면을 바라보며 한 차례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민주당과 정의당 의석 방향인 오른쪽을 바라보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윤 대통령이 연설 시작 전 잠시 멈칫하자 박병석 국회의장이 “대통령님, 의장께도 인사하시죠”라고 말을 건네 장내에 웃음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약 14분40초 동안 연설하며 추경안 처리와 함께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한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요청에 이어 “국회의 도움이 절실하다”, “국회의 협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 “도와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몸을 낮췄다.

연설 도중 본회의장에서는 총 18번의 박수 소리가 울렸다. 윤 대통령이 의회주의 신념을 강조하며 2차 대전 당시 처칠 영국 수상과 애틀리 노동당 당수의 파트너십을 거론했을 때 박수 소리가 컸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주도해 박수를 쳤고, 민주당 의원들은 차분히 지켜보는 모습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마친 뒤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


윤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약 4분여 동안 본회의장에 더 머물렀다. 여야 의원들과 악수 및 인사를 나눴다.

연설 종료 직후 윤 대통령이 단상 뒤 박 의장과 악수하고 국민의힘 의석 방향으로 먼저 다가서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일어나 윤 대통령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과 악수를 나눈 윤 대통령은 본회의장 뒷편에서 민주당 의석 사이로 다시 들어와 연단 방향으로 통로를 내려갔다. 본회의장 뒷편을 돌아 멀리 앉아 있는 의원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장관 출신인 박범계·이인영·황희 등 민주당 의원과 심상정·배진교·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과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본회의장을 나서며 ‘첫 시정연설 소감을 말해달라’는 기자들에게 “이런 기회를 갖게된 것이, 우리 민주주의와 의회주의 발전에 한 페이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사전에 예정되지 않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윤 대통령은 기자들이 ‘민주당·정의당 의원들과도 악수한 이유’를 묻자 “정부와 의회 관계에서 여야가 따로 있겠나”라고 답했다.

이날 본회의장에는 손팻말이나 야유, 고성은 없었다. 일부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윤 대통령과 시선을 피하거나 마지못해 손을 내밀었다.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에 도착한 이날 오전 9시35분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국회 본관 입구에서 ‘병사 월급 200만원 즉시 이행’ 손팻말을 들었다. 윤 대통령은 전 의원 쪽으로 시선을 돌리거나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본관으로 들어섰다.

시정 연설에 앞서 윤 대통령은 박 의장 및 여야 지도부와 환담을 나눴다.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으나 비공개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표결과 새 정부 장관 후보자들을 놓고 예민한 대화가 오갔다. 윤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를 향해 한 총리 후보자 인준안 처리에 꼭 협조해달라는 취지로 발언했고 민주당 지도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야 협치를 언급하자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인사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해졌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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