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강철 수비, 사라진 공격 본능..답답한 전북

윤은용 기자 2022. 5. 1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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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전북 현대 구스타보(왼쪽)가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 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12라운드 경기에서 강원 김영빈과 공을 다투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강력한 방패는 여전한데, 자랑거리였던 창이 너무 무뎌졌다. 전북 현대를 상징하던 화끈한 공격력이 2022년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무패를 달리며 어떻게든 승점은 벌고 있는 전북이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답답하기 그지 없는 경기가 계속되고 있다.

전북은 지난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2라운드 강원 FC와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후반 38분 강원 김대원에게 먼저 선제골을 내줘 패색이 짙었으나, 후반 42분 바로우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면서 패배를 면했다.

전북은 리그 7경기 무패(4승3무)를 이어가며 5위(승점 19)를 지켰다. 최근 공식전을 놓고 보면 13경기 무패(7승6무)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전북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온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경기를 뜯어놓고 보면 이기든 지든 화끈했던 전북의 스타일이 실종됐다.

일단 수비는 견고하다. 전북은 12경기에서 9골만을 내줘 최소실점 1위에 올라있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인 홍정호를 중심으로 김문환, 이용, 김진수 등이 견고한 포백을 형성하고 있다. 관건이었던 홍정호의 파트너는 구자룡에 수비형 미드필더인 박진섭이 수시로 센터백으로 나서며 예상외로 분전하고 있다.

문제는 공격이다. 전북은 최강희 감독 시절부터 꾸준히 ‘닥공’의 이미지를 고수하고 있다. 그게 김상식 감독 부임 후에는 ‘화공’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됐다. 김 감독 부임 첫 해인 지난 시즌에도 전북은 최다 득점과 최소 실점 모두 1위였다.

그런데 올해는 이런 전북의 막강한 공격력이 사라졌다. 리그 12경기에서 13골을 넣는데 그치고 있다. 경기당 평균 1골이 간신히 넘는 득점력은 이전까지 전북 축구에서는 볼 수 없던 것들이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도 차이가 도드라진다. 전북은 지난 시즌 첫 12경기에서 무려 24골을 넣으며 화력에서 상대를 완벽하게 압도했다. 이런 막강한 공격력을 발판으로 전북은 지난 시즌 첫 12경기에서 승점 28(8승4무)을 쓸어담으며 초반 판도를 주도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 전북은 구스타보가 초반 부진했음에도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려온 일류첸코가 무서운 득점력을 보이며 만회할 수 있었다. 여기에 핵심 측면 자원인 한교원도 일류첸코를 보좌하며 공격을 거들었다. 이들이 중반 이후로 조금 잠잠해지자 이번에는 구스타보가 나서 골을 몰아쳤다.

이번 시즌 초반에는 한교원과 바로우가 부상과 개인 사정으로 합류가 늦어 어느 정도 납득은 할 수 있었다. 백승호가 상대에게 집중 견제를 당하는 것도 한 몫했다. 하지만 한교원과 바로우가 모두 복귀했고 여기에 김진규까지 새롭게 영입한 상황에서도 빈약한 득점력은 이어지고 있다. 역대 가장 빠른 개막에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자가 격리 등을 시행하면서 일류첸코와 구스타보가 시즌 준비를 온전히 하지 못한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류첸코와 구스타보는 각각 2골, 3골씩 밖에 넣지 못하고 있다.

전북은 18일 포항 원정을 떠난다. 시즌 초반의 기세가 사라졌지만, 포항은 김기동 감독의 지도하에 여전히 끈끈한 축구를 펼치고 있어 상대하기 쉽지 않다. 공격력의 고민이 풀리지 않는 한, 전북의 답답함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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