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윤석열 첫 시정연설'에 "협치 자세 보여줬다" VS "첫 단추부터 잘 끼워야 할텐데.."
[경향신문]
여야는 16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여당은 “협치의 자세를 보여줬다”고 호평한 반면 야당은 윤 대통령의 인사 논란 등을 지적하며 “야당을 존중하고 국민통합의 국정운영을 펼칠 때 협치의 길은 열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내용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으로 여야 협치 자세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입법부에서 많은 기대를 하게 한 시정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무엇보다 대통령께서 5·18기념식에 전격적으로 당의 모든 관계자가 참석하기를 바라는 등의 파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어 그 부분에 대한 기대감이 앞으로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하늘색 계열의 넥타이를 맨 것을 언급하며 “여야와 협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권 원내대표는 “오늘 의회를 존중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역력히 드러난 하루가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예정보다 일찍 도착해 환담을 나눴고, 의원들에게 정중하게 인사하는 태도, 단상에서 끝난 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의당까지 구석구석까지 인사를 하는 모습은 의회주의자, 의회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내용이야 이번에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하니까 여야 협치를 하고 정부에 대한 의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호소한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며 “특히 민주당 의원들께서 대통령 연설이 끝나자마자 퇴장하지 않고 (대통령이) 야당 의석으로 돌아올 때까지 남아서 기다린 점에 대해 여당 원내대표로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신속 처리를 요청한 데 대해선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윤석열 정부 초반 주요 내각 인사와 관련해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고용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초당적 협력의 첫 단추부터 잘 끼워야 한다”고 협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추경안에 대한) 국회 심사과정에서 코로나19로 생존의 위협을 받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온전한 보상을 받고, 코로나로 어려움에 처한 국민께 더 촘촘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 단장은 “윤 대통령이 취임 일주일 동안 보여준 모습은 ‘초당적 협력’ 토대를 만드는 것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며 “윤 대통령은 특정 학교, 특정 지역, 특정 경력자 위주로 역대급 ‘지인 내각’을 구성해놓고 이를 밀어붙이고 있다. (시정)연설에서 예를 든 협치의 기본 전제부터 어불성설인 것”이라고 밝혔다.
고 단장은 “협치에는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하다. 야당을 존중하고 국민통합의 국정운영을 펼칠 때 협치의 길은 열릴 것”이라며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임명을 강행하려는 장관 후보자들을 사퇴시켜 여야 협치의 장애를 제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동영 정의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추경 심사에 적극 나설 뜻을 밝히면서도 “윤 대통령이 약속한 ‘특단의 물가대책’ ‘온전한 손실보상’ ‘사회적 약자 예산 지원’ 등이 후퇴하거나 빠진 점은 유감”이라면서 “추경 심의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들이 제대로 채워지도록 정부와 국회, 여야 간 적극적 대화를 통한 합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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