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선 앞 광주 향해 '서진' 박차.."5월의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5·18 기념식에 국힘 의원 전원 참석할 듯..尹대통령 요청
국민 통합 행보 강화..6·1지방선거 앞두고 호남 표심 감안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본청을 나서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이밝음 기자 =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통합 행보에 발맞춰 호남에 힘을 싣고 있다. 원내 지도부는 16일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고, 오는 18일에는 광주에서 열리는 5·18 42주년 기념식에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한다. 소속 의원 전원의 기념식 참석은 물론 보수정당의 5·18 간담회도 이번이 처음이다.

당 차원의 광주행을 통해 윤 대통령의 '서진 정책'(호남 끌어안기) 행보를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인 동시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표심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부상자회·공로자회·민주유공자유족회설립준비위 등 관련 단체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5월의 정신은 자유민주주의"라며 '5·18은 그 본질이 자유민주주의기 때문에 광주만의 것도 특정 정당의 소유물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홍콩과 미얀마 민주화 시위를 언급하며 "전세계 어느 곳이라도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국민의힘과 5·18단체가 다소 거리가 멀었던 게 사실이나, 국민통합을 위한 각오로 지난 대선까지 지속적으로 광주를 찾아 참배했다"며 "앞으로도 서로 한발 한발 다가가면서 국민통합 꿈이 실현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부에서는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대통령실에선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참석했다.

박 처장은 "정부에서 공법단체 회원 여러분들의 권익 보호와 화합, 5월 정신을 온전히 계승·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예우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강 수석도 "통합과 자유민주주의 기본 정신이 5·18을 통해서 더욱더 고양될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여당은 이 자리에서 5·18 단체의 정책 건의사항을 듣고 실현 가능한 방안을 긴밀히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오는 18일에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9명이 전원 5·18 42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이 당 지도부에 소속 의원의 전원 참석을 요청하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에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광주를 찾아 5·18 유족들을 위로한 적 있지만 의원들이 기념식에 모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국민 통합 의지에 힘을 싣기 위해 광주행에 동참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당일 오전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KTX 특별열차를 타고 단체로 이동할 예정이다.

3선의 중진 하태경 의원은 "광주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당내에 있었는데, 이제 우리 당도 광주 문제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는 걸 명확히 하는 아주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자리"라고 평했다.

대선 캠프에서 윤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재선의 이양수 의원은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제주 4·3 사건이나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집권세력이 챙기면 국민통합에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대통령이 말로 하는 통합이 아니고 진짜 통합의 행보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5·18 기념식에 윤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과 함께 참석하면 보수 정당이 호남 지역을 홀대한다는 인식을 누그러뜨리고, 국민 통합 의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대통령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지속적으로 이야기했고, 김한길을 비롯한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인사들을 상당히 영입한 데다 인수위 시절 호남을 비중있게 돈 것을 보면 기본적으로 통합이나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본인의 소신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엄 소장은 "광주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평화의 상징"이라며 "(이번 방문이) 광주와 전남북에 대한 직접적인 득표 효과는 크지 않겠지만 전국적으로 중도층이나 2030 젊은층에게 어필하는 호소력은 상당히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방선거에 상당한 탄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