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코로나 위기'에도 핵·미사일 도발 중단 조짐 없어

허고운 기자 2022. 5. 1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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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최악 상황 염두".. 오늘도 한미 정찰자산 출격
지난 2018년 5월24일 폭파 방식으로 폐쇄되기 전 촬영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입구. 2018.5.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도 핵·미사일 도발을 멈출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한미 군 당국은 오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 맞춰 북한의 추가 미사일 시험발사는 물론 제7차 핵실험 감행이란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나흘 앞둔 16일 현재 북한 내 주요 핵·미사일 시설에선 임박한 군사행동이 포착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미 군 당국은 강화된 대북 경계·감시태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우리 공군의 항공통제기 E-737 '피스아이'와 미 공군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 등은 이날도 오전 일찍부터 한반도 상공에 출격해 북한 내 주요 지역 동향을 살폈다. '코브라볼'은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탐지하거나 그 궤적을 추적하는 임무에 특화된 정찰기다.

우리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비태세를 강화, 준비하고 있다"며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이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은 북한이 이른 시일 내에 제7차 핵실험을 강행하는 것이다. 대북 관측통들은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내 3번 갱도의 경우 복구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으며,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명령이 있을 경우 언제든 핵실험을 준비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한미 당국은 바이든 미 대통령이 우리나라와 일본을 순방하는 오는 20~24일 전후로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공군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이 16일 오전 동해 상공을 비행했다. (플라이트레이더24 캡처) © 뉴스1

일각에선 최근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이 핵실험 등 추가 무력도발 시기를 정하는 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지난 4월 말부터 15일 오후 6시까지 북한 전역에선 총 121만3550여명의 발열환자가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50명이 숨졌다.

특히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지난달 25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제9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가했던 군인들 사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처음 대내외에 알린 지난 12일에도 '초대형방사포'(KN-25) 추정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를 강행했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군사력 강화가 다른 어떤 정책보다 우선순위에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해석됐다.

북한은 이달 들어서만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7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이어 12일까지 총 3차례 무력시위를 벌였다. 올 1월 이후로는 모두 16차례(실패 1차례 포함)에 이른다. 그러나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달 3차례 미사일 시험발사 사실을 모두 보도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군 소식통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에겐 (미사일 시험을) 알리기 부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은 군사적 목적을 갖는 동시에 '협상 카드'의 의미도 있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가장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시점을 노릴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북한이 우리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관련 인도적 지원 의사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우리 측 제의를 수용할 경우 도발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겠지만, 북한이 "남측의 도움은 필요 없다"고 선언한다면 반대 상황이 벌어질 것이란 점에서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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