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청정수소' 속도 낸다".. 수소법 개정 움직임에 건설업계 '기대'

김윤수 기자 2022. 5. 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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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법 개정안, 1년 계류 끝 상임위 통과
"수소산업 지원 가시화.. 상용화 빨라질 듯"
SK에코·삼성물산 등 동맹군 확보에 주력
SK에코플랜트의 블룸SK퓨얼셀 구미 제조공장에 설치된 청정수소 생산시설인 130kW 규모 고체산화물 수전해기(SOEC) 실증 설비. /SK에코플랜트 제공

‘수소 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이른바 수소법 개정 움직임에 건설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부 주도의 수소산업 육성 계획을 구체화하는 법인 만큼 관련 신사업을 준비 중인 건설사들이 수혜를 볼 걸로 예상돼서다.

16일 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지난 4일 수소법 개정안을 법안소위에서 통과시켰다. 지난해 7월 상정돼 1년 가까이 계류된 끝에 상임위원회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과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찬성하고 윤석열 정부 역시 수소산업 육성을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킨 만큼 법제화까지 남은 절차(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도 무난히 통과할 걸로 보인다.

수소법이 개정되면 발전소로 전기를 만드는 전기사업자는 생산 전력의 일정 비율을 청정수소로 채워야 한다. 청정수소는 생산과정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거나(그린수소) 적은(블루수소) 수소를 말한다. 청정수소의 안정적인 수요를 보장하고 생산업체에겐 인증을 부여해 각종 정부 지원을 해주겠다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건설업계는 이번 개정안 통과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건설사 상당수가 탄소중립 실현과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청정수소 생산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법 개정에 따른 수혜를 직접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수소 생산도 결국엔 플랜트 산업이다 보니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경험이 있는 건설사가 진출하기에 유리한 면이 있다”면서 “수소법이 개정되면 정부 지원도 가시화해 상용화가 앞당겨질 거고 업체들의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정수소 사업은 아직 상용화 전 단계다. 기업들은 관련 기술과 사업 기회 확보를 위한 국내외 동맹군을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다. 친환경 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는 SK에코플랜트가 대표적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29일 동서발전과 ‘해외 그린수소 연계 태양광 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호주를 시작으로 해외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고, 생산한 전기로 물을 분해(수전해)시켜 청정수소를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SK에코플랜트는 독자적인 수전해 기술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연료전지 기업 블룸에너지, 블룸SK퓨어셀(양사의 합작사)과 고효율 수전해 방식인 고체산화물 수전해(SOEC)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 현재 경북 구미공장 등에서 상용화를 위한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양사는 지난해부터 그린수소 상용화 연구를 위한 ‘수소혁신센터’를 설립하고 연료전지 국산화 등을 위해서도 협력해왔다.

건설업계 1위 삼성물산(건설부문)은 청정수소 생산부터 유통에 이르는 인프라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 1월 포스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그린수소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MOU를 맺고, 사우디 현지에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한 달 뒤인 2월엔 포스코·GS에너지·한국석유공사 등 5개사와 손잡고 중동 등 해외에서 생산된 그린수소를 국내로 도입·유통하기 위한 인프라(청정에너지 허브터미널)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3월 미국 그린수소 생산 스타트업 레이븐SR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미국 내 사업 협력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과 DL이앤씨는 암모니아에 주목하고 있다. 암모니아를 분해하면 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얻을 수 있고, 수소를 암모니아로 바꾸면 효율적인 저장과 운송이 가능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벤처기업 AAR과 손잡고 ‘암모니아 분해 수소 생산 시스템’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DL이앤씨도 사우디에서 세계 최대 규모로 진행 중인 암모니아 플랜트 건설공사 등과 수소 생산 사업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한화건설은 현대차증권, 삼성자산운용과 함께 국내 최초로 폐수 슬러지(침전물)에서 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생산하는 ‘수소 생산 플랜트’ 건설을 추진 중이다. GS건설은 그린수소 플랜트를 모듈로 만들어 미국 기업 ‘SG H2 에너지’에 공급하기로 했다. 롯데건설도 지난 2월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청정수소 생산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위해 MOU를 체결, 업계 경쟁에 뛰어들었다.

업계는 올해를 기점으로 청정수소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회의 수소법 개정과 윤석열 정부의 수소산업 육성계획에 더해, 국제적으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수급 차질을 빚고 있는 화석연료를 대신해 여러 국가가 수소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키우려는 상황이라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 2020년 9000만톤(t)이었던 전 세계 수소 수요가 2030년 2억톤, 2050년엔 5억3000만톤으로 늘어날 걸로 전망된다. 지난해 정부 계획에 따르면 국내 수소 사용량은 현재 22만톤에서 2030년 390만톤, 2050년 2700만톤으로 늘어나는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청정수소 비율은 현재 거의 0%에서 2050년 100%로 높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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