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크 아닌 실력', 한국선수 첫 PGA 대회 2연패 역사 넘어 전설들과 함께 하게 된 이경훈
[스포츠경향]
이경훈(31)이 지난 13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910만 달러) 첫날 8언더파 64타 공동 2위로 출발했을 때,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지난해 25언더파로 거둔 생애 첫 우승이 ‘운(fluke)’이 아니었다”고 적었다.
“같은 조의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 메이저 3승의 전 세계 1위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에 위축되지 않고 그들보다 3타 적은 64타를 쳤다”고 평가하면서도 대회 2연패 가능성을 말하진 못했다. 셰플러와 스피스를 비롯해 전 세계 1위 선수들인 저스틴 토머스, 브룩스 켑카,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 등 특급선수들이 이어지는 PGA챔피언십 전초전 삼아 대거 출전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이경훈은 최근 4개 대회에서 3연속 컷탈락 하는 부진에서 겨우 벗어나 있었다.
하지만 이경훈은 ‘그만하면 충분하다’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선두 세바스티안 무뇨스(콜롬비아)에 4타 뒤진 공동 6위로 출발한 이경훈은 마지막날 무려 9타를 줄이는 대역전극으로 2연패를 달성했다.
이경훈은 16일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2·746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7개로 9언더파 63타를 쳐 합계 26언더파 262타를 기록, 스피스(25언더파 263타)를 1타 차로 제치고 상금 163만 8000 달러(약 21억원)를 거머쥐었다. 2021 마스터스 챔피언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가 공동 3위(24언더파), 저스틴 토머스와 잰더 쇼플리가 공동 5위(23언더파)로 뒤를 이었다.
이경훈은 실력 입증을 넘어 한국선수 최초의 PGA 투어 대회 2연패라는 새 역사를 썼고 세계 랭킹도 지난주 88위에서 47계단 뛴 41위로 올라섰다. 골프전설들인 샘 스니드(1957~1958년), 잭 니클라우스(1970~1971년), 톰 왓슨(1978~1980년·이상 미국)에 이어 78년 전통의 이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4번째 주인공 반열에도 올랐다. 이경훈은 “그런 레전드들과 함께 해 영광이고, 그들처럼 제 이름이 기억되길 바란다”며 감사했다.
최근의 부진을 털고자 이경훈은 퍼터를 일자형에서 말렛형(투볼)으로 바꾸고 스윙코치와 캐디까지 교체했다. 멘털코치의 도움도 받으며 잘 했던 옛날로 돌아가고자 노력한 게 극적인 반전 효과를 냈다.
2번홀(파4)에서 15m 짜리 버디 퍼트를 넣고 힘을 낸 이경훈은 전반에만 버디 5개를 낚으며 우승 경쟁에 합류했고, 12번홀(파5)에서 투온에 이은 1.5m 이글 퍼트를 넣고 1타차 선두로 뛰어올랐다. 이후 버디 2개를 더해 2타차 선두로 마친 이경훈은 마지막 조의 스피스가 18번홀(파5)에서 이글 퍼트에 실패하면서 승리를 확인했다.
골프통계 전문가 저스틴 레이는 SNS에 “같은 코스에서 열린 72홀 스트로크 대회에서 25언더파 이상 스코어로 2연패를 이룬 선수는 처음”이라며 “롤랑 가로의 나달, 양키스타디움의 베이브 루스, 그리고 TPC 크레이그 랜치의 이경훈”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지난해 만삭의 아내(유주연 씨)와 생애 첫 우승 기쁨을 누렸던 이경훈은 올해 10개월 된 딸, 그리고 부모와 함께 감격을 나눴다. 이경훈은 “지난해 처럼 다시 꿈을 이뤘다. 올해는 가족과 함께 해 더 뜻깊다”며 활짝 웃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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