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도 물렸다..1분기에 미국 주식 조 단위 손실

고득관 2022. 5. 1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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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I = 연합뉴스]
꾸준히 미국 주식을 사모으던 국민연금 역시 지난 1분기 뉴욕증시 약세장을 피해가지 못했다.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이 지난 분기에 수조원대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주가가 급락한 테슬라, 아마존, AMD 등을 지난 1분기에 대거 추가 매수한 만큼 2분기에도 손실 규모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국민연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 보유현황 보고서(13F Filing)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시장평가액은 547억7925만달러(한화 약 70조 2434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573억2024만달러(73조5017억달러)보다 4.4%, 금액으로는 25억4099만달러(3조2578억원)나 감소한 금액이다.

국민연금은 사고 묵혀두는 투자로 유명하다. 현재 갖고 있는 주식의 평균 보유 기간이 20.5분기로, 5년이 넘는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지난 2016년 말 5000선대에서 현재 1만2000선대로 2배 넘게 올랐다. 미국 지수의 상승과 지속적인 주식 매입에 힘입어 국민연금의 시가평가액도 꾸준히 상승해왔다.

코로나 폭락장이 있었던 지난 2020년 1분기 295억달러이던 국민연금의 미국주식 시장평가액은 2020년 2분기 350억달러, 3분기 380억달러, 4분기 438억달러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1분기 478억달러, 2분기 526억달러로 증가세를 지속하다 3분기에 일부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525억달러로 소폭 감소했다. 이후 지난해 4분기 재차 573억달러까지 시장평가액이 늘어났다가 지난 1분기에는 547억달러로 후퇴한 것이다.

지난해 3분기 국민연금의 미국주식 평가액 감소가 차익 실현을 위한 주식 매도 탓이었다면 이번 1분기는 증시 약세로 인한 손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미국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는 세계 주요국의 긴축 움직임과 맞물리며 약세를 보였다. 이 기간 다우지수는 4.5%, S&P500 지수는 4.9%, 나스닥 지수는 9.1%나 하락했다.

[사진 = 연합뉴스]
더군다나 지난 분기에 국민연금은 미국 주식을 대량으로 추가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미국 주식 손실 규모가 평가액 감소분 3조2500억원보다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13F 보고서는 보유 주식수만 공개하기 때문에 얼마에 팔았는지, 얼마에 샀는지는 알 수 없다. 국민연금은 1분기에 247개 종목은 순매수하고 234개 종목을 순매도했다. 지분 변동이 있는 종목의 분기말 주가를 기준으로 보면 국민연금은 지난 분기에만 6억9200만달러(8888억원) 어치의 주식을 더 산 것으로 추정된다. 즉 지난해 말 573억달러의 미국 주식에서 7억달러 어치를 더 샀는데 현재 547억달러가 된 것이다. 손실 규모는 32억3100만달러(4조1502억원)으로 추산된다.

2분기에도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서길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은 뉴욕증시에 상장된 469개의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 비중은 애플(6.45%), 마이크로소프트(4.95%), 아마존(3.35%), 테슬라(2.09%), 구글A(1.99%) 순으로 뉴욕증시 시총 순위와 비슷하다. 사실상의 인덱스 투자여서 시장의 흐름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

2분기 들어 현재까지 다우지수는 -7.1%, S&P500 지수 -11.2%, 나스닥 지수 -16.5%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 1분기보다도 증시 상황이 더 나쁘다.

특히 1분기 국민연금이 집중적으로 매수한 종목들의 주가 성적표가 더욱 부진한 점이 뼈아프다. 분기말 주가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1분기에 가장 많이 산 종목은 테슬라(8520만달러), 아마존(5905만달러), AMD(5723만달러) 순이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에 따른 매물 출회 가능성에 1분기 말 1000달러가 넘던 주가가 현재 80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2분기 들어 28.6%나 하락했다. 아마존도 7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30% 넘게 빠졌다. AMD도 1분기 말에 비해 현재 주가가 13.0% 떨어졌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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