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걱정 없는 삼성, 믿기나요.."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

김민경 기자 2022. 5. 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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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데이비드 뷰캐넌, 알버트 수아레즈, 호세 피렐라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대구, 김민경 기자] "몇 년 만에 외국인 선수들이랑 (걱정 없이) 야구하는지 모르겠다."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외국인 선수 3인의 올 시즌 활약을 돌아보며 활짝 웃었다. 외국인 선수는 그해 팀 전력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탄탄한 외국인 원투펀치, 그리고 타선에 무게감을 더해주는 외국인 타자까지 모두 자기 몫을 해주는 팀이 가을야구를 못 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올해 삼성은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33)과 총액 170만 달러에 재계약에 성공했다. 2020년 계약 첫해 15승, 지난해 16승을 책임진 투수니 3년 연속 동행은 당연했다. 뷰캐넌은 올해도 8경기에서 4승3패, 54이닝, 평균자책점 2.17로 호투하며 삼성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14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9이닝 무실점 호투로 4-0 승리를 이끌며 개인 2번째 완봉승을 달성했다.

허 감독은 "평균 구속보다는 정확하게 보더라인에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이 투수의 진가라고 생각한다. 뷰캐넌이 커터나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적재적소 타이밍에 잘 던졌다. 두산 타자들의 타이밍을 많이 뺏어 좋은 결과가 나왔다. 본인이 마무리하고 싶은 시그널을 줘서 다음 경기가 걱정되는 건 사실이지만, 이런 기회가 잘 없기도 하다. 많은 팬 앞에서 자기 진가를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니까. 믿고 맡겼다"고 이야기했다.

2선발 알버트 수아레즈(33) 올해 처음 삼성과 손을 잡았다. 신규 외국인 선수 총액 최대치인 100만 달러를 꽉 채워줬다. 2019년부터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3시즌을 뛰면서 아시아 야구를 충분히 경험해 한국 무대 정착에도 어려움이 없었다. 시속 150㎞ 중반대까지 나오는 강속구에 투심패스트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수아레즈는 승운이 따르지 않는 것을 빼면 아쉬울 게 없는 성적을 내고 있다. 8경기에서 1승(3패) 수확에 그쳤지만, 47⅓이닝을 책임지며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했다. 지난달 중순 다친 오른손 중지가 여전히 불편하지만,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하지 않고 가능한 긴 이닝을 끌어주며 자기 몫을 해내고 있다.

허 감독은 "수아레즈가 손가락이 아직 정상은 아닌데, 잘 버티면서 투구 이닝을 많이 끌어주고 있다. 헌신적인 마음 자세와 태도가 마음에 든다. 외국인 선수인데도 인성이나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진지하다. 결국 선발투수는 승리를 챙겨야 성과가 나는데, 그런 티를 내는 성격이 아니다. 과묵해도 승부욕은 강한데 스스로 잘 억제하는 것 같다"며 팀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를 칭찬했다.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는 말할 것도 없다. 지난해 타율 0.286(553타수 158안타), 29홈런, 97타점으로 활약하며 올해 12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올 시즌에는 김지찬과 함께 테이블세터로 맹활약하며 삼성 타선에 불을 붙이고 있다. 타율 0.395(147타수 58안타), OPS 1.060, 5홈런, 25타점으로 기여도가 높다. 5월에는 무려 타율 0.404를 기록하며 삼성의 돌풍을 이끌었고, 주장 김헌곤이 2군에 잠시 내려갔을 때는 임시 주장을 맡기도 했다.

허 감독은 "피렐라가 (김)지찬이와 함께 테이블세터 임무를 잘해줘서 상대를 많이 압박해주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삼성은 당장 지난 시즌만 해도 외국인 투수 한 자리 때문에 애를 먹었다. 벤 라이블리는 어깨 부상으로 6경기만 뛰고 교체됐고, 대체 선수로 영입한 마이크 몽고메리는 11경기 2승5패, 52이닝, 평균자책점 5.37로 성적도 떨어졌지만, 다혈질인 성격 때문에 애를 먹었다.

허 감독은 "감독이 봤을 때 피렐라, 뷰캐넌, 수아레즈까지 다 팀을 위해 헌신이 큰 선수들이다. 우리 선수들 정말 다 잘해주고 있다. 몇 년 만에 외국인 선수들이랑 야구하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의 행복이 시즌 끝까지 이어지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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