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북전문가 "北 '제로백신' 상황에 10만명 이상 사망 가능성 높아"

김현 특파원 2022. 5. 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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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CSIS 한국석좌, 北코로나 지원 강조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2021.9.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코로나19 백신을 거의 접종하지 않은 '제로 백신' 상황으로 인해 10만명 이상이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미국의 북한 전문가의 전망이 나왔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미 싱크탱크 중 하나인 '우드로윌슨센터' 주도로 작성돼 15일(현지시간) 공개된 한미 양국 전문가 20인의 정책 제언 보고서에서 "김정은이 미국의 군사력보다 더욱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공중 보건 인프라가 전혀 없는 북한에 팬데믹이 창궐할 가능성"이라고 전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해당 보고서는 최근 미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에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차 석좌는 보고서에서 "북한은 미국이 지원하는 백신 이니셔티브인 코백스가 여러 차례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에게 어떠한 코로나 백신도 접종하지 않은 전 세계 2개 국가 중 하나"라며 "그 결과 2500만명 주민이 거대한 질병 창궐에 취약하게 됐고, 이미 감염이 된 극소수만이 면역력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CSIS가 소집한 전문가 패널은 북한이 주민에게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음에 따라 북한내 코로나19 변이가 갑작스레 발발한다면 10만명 이상이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2년 이상 시행했는데, 이 때문에 중요한 식량과 의약품 공급이 차단돼 심각한 자원난을 겪고 있다"면서 "이것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끔찍한 일일 뿐만 아니라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욱 진화할 기회를 제공해 잠재적으로는 백신이나 이전 감염으로 인한 면역 효과를 무력화시킴으로써 팬데믹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차 석좌는 또 "설사 북한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북한 정부의 협상 행태는 또 다른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북한 지도층은 무엇을 원하는지를 잘 드러내지 않으며, 최고의 조건을 끌어내기 위해 여러 단체를 돌아다니며 '포럼 쇼핑'을 하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제로 코로나' 원칙을 강력히 고수하고 있는 중국은 북한이 현재의 접근법에서 벗어나는 것을 반대할 것"이라고도 했다.

차 석좌는 핵문제와 별개로 북한내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지원 노력이 시급하다며 "김정은 정권은 한국과 미국이 지원하는 코백스의 대규모 mRNA 백신 이니셔티브를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며, 이는 김정은이 부분적으로 경제를 재개방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지난 13일 뉴스1의 서면질의에 국제백신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가 미국이 기부한 mRNA 계열의 '화이자 백신'을 북한에 할당할 경우 지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차 석좌는 이어 "이러한 지원은 북미간 분위기를 개선하고 북한의 새로운 연쇄 도발을 막을 수도 있다"며 북한이 중국산 백신의 효능을 의심하면서 중국의 백신 제공 제안을 거절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이런 지원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함께 추구하고 있는 북한과 중국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고한 북한 주민을 치명적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올바른 행동일 뿐만 아니라 이 팬데믹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전 세계적 이익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차 석좌는 코로나19가 북한 경제에 큰 타격을 주었고 그 결과 2020년 북한의 경제상황은 전체 인구의 10%가 사망했던 1990년 대기근과 유사한 수준이 됐다며 일각에서 국제적 제재로 석유와 가스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교역 다변화 차원에서 북한을 선호하게 되면서 북한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데 대해 "하지만 북한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국경을 봉쇄하는 한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을 고려시 1년 이상 봉쇄가 더 유지될 경우 북한 경제가 버틸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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