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간선도로 지하화되는 중랑천 주변, '수변 마을'로 도시 재편
[경향신문]
서울시가 중랑천 양쪽 동부간선도로의 지하화를 계기로 서울 동북권의 도시 공간을 재편한다. 인근 재개발·재건축이나 저층 주거지 정비 사업과 연계해 수변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지역 활성화에 나설 전망이다.
시는 지난 9일 입찰 공고한 ‘간선도로 입체화 연계 중랑천 일대 공간구상’ 용역을 기반으로 오는 7월부터 계획 수립에 착수한다고 16일 밝혔다. 올 상반기 기본설계 용역을 마무리하면 내년에 월릉교~대치우성아파트사거리 1단계 구간, 2028년 이후 노원구 하계동~성동구 송정동 2단계 구간 공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북권과 동남권을 연결하는 대심도 4차로 도로 터널을 설치하고, 기존 동부간선도로 구간을 지하화해 장거리와 단거리 교통을 분리하는 이번 사업으로 중랑천 일대는 지상에서 도로가 사라진다. 지천과 위치적으로는 가까워도 도로·제방으로 막혀 수변을 여가 공간으로 활용하지 못했던 인근 저층 주거지의 정비 방안이 이번 용역을 통해 포함될 예정이다. 재건축·재개발 등 대규모 개발을 앞둔 지역은 중랑천과 연계한 정비 계획이 수립될 가이드라인도 만든다.
중랑물재생센터와 면목·휘경 유수지 등 중랑천 내부 혹은 인접 공공시설에 대한 활용 방안도 마련한다. 시민 접근이 불가능했거나 활용도가 낮은 시설은 재배치하거나 입체화해 교육·체험·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다.
시는 중랑천 주변에 준공 30년 이상 지난 대규모 주택 단지들이 수변과 어우러져 재조성되면 그간 소외됐던 동북권역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용역은 시민 의견 수렴과 전문가 자문 등의 과정을 거쳐 내년 연말까지 구체화될 예정이다.
최진석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수변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 중랑천을 일상과 가까운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한다”며 “동북권역이 하천과 주변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공간이 되면 서울의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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