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출범 1년차 탄소중립위원회 내부서도 "분과 너무 많아" 자성 목소리

박동환 2022. 5. 16. 11: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간위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
내부위원회 축소 응답 70% 넘어

출범한 지 1년차를 맞는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중위)의 내부 민간위원들로부터 현행 8개로 유지 중인 분과위원회 체제를 축소 개편해야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전문 탄중위원들조차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재정비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16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탄중위로부터 제출 받은 설문조사 자료에 따르면 분과위를 4개 이내로 축소해야한다는 내부 민간위원들의 응답이 37.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6개 내외로 줄여야 한다는 응답까지 합치면 분과위를 통합해 조직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71.9%에 달했다. 이어 분과를 기존 8개로 유지해야한다는 응답 18.8%, 기타 응답 9.4% 순으로 나타났다.

해당 설문은 지난 3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새롭게 출범하는 탄중위의 운영방식 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해 윤순진 전 탄중위원장의 제안으로 진행됐으며,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한 달 동안 전체 민간위원(+민간위원장) 7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현재 탄중위는 ▲기후변화 ▲에너지혁신 ▲경제산업 ▲녹색생활 ▲공정전환 ▲과학기술 ▲국제협력 ▲국민참여 등 8개의 민간 분과위원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수의 분과로 나뉘어져 있어 탄소중립 정책 안건을 논의함에 있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위원들의 의견이 주를 이룬 것이다.

한 내부 위원은 "탄중위는 기본적으로 심의기구"라며 "탄소중립 정책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소수 전문가 위주로 논의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위원 수 자체도 현재 기본법에서 정하는 규모(50~100명)보다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50~100명 규모를 유지하자는 의견이 37.5%로 가장 높았지만 이어 50~70명(28.1%), 20~50명(25%), 70~100명(9.4%)로 응답자의 53.1%가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봤다.

또 다른 내부 위원은 "짧은 시간 안에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하는데 위원 수가 너무 많아 긴밀한 소통이 어려웠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위원들 간 공감대가 형성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당초 사회 각 분야의 목소리를 모두 반영한 시나리오를 만들기 위해 분과를 세밀하게 구분했지만 경제, 산업, 에너지, 공정전환 등 탄소중립 정책 마련에 있어 개별적으로만 볼 수 없는 안건들을 동시에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부각됐다.

한 내부위원은 "공정전환 이야기 하려다보니 경제·산업을 고려해야했고, 에너지혁신 이야기 하려다보니 과학기술 분과랑 겹쳤다"며 "겹치는 영역 때문에 위원들이 양쪽으로 분과회의를 들어가야 하는 문제가 있어 차라리 분과를 통합하고 이슈별로 소전문위를 만드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참여시키려다 보니 실제로 탄소중립 정책을 의결하는 것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종교계나 청년단체 등도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 등을 마련 과정에서 강한 목소리를 냈고, 각 지자체에서까지 참여하게 되면서 정책 논의가 산으로 갔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민국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구성된 민간위원조차도 급조된 위원회 규모와 분과의 구성 및 기능 개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문 정부의 현실을 무시한 막무가내식 탄소중립 정책으로 부담을 안게 된 국민을 위해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전면 재수정 돼야한다"고 말했다.

[박동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