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건 절망뿐"..루나코인 폭락發 '극단 선택 주의보'

2022. 5. 1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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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습니다. 그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정말 아이들만 없었다면." 가상화폐 '루나'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투자자가 가상화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다.

역시 루나에 투자했다는 한 투자자도 "그동안 혼자 아이를 키워가며 힘들게 모은 돈을 이번 사태로 전부 잃은 뒤 계속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고 있다"며 "고작 3시간 만에 전 재산을 잃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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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등서 극단적 선택 암시 글 쏟아져
극단적 선택 원인 26.7%가 경제적 문제
전문가 "혼자 버티지 말고 고통 분담하라"
서울 서초구의 가상자산거래소 고객센터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죽고 싶습니다. 그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정말 아이들만 없었다면….” 가상화폐 ‘루나’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투자자가 가상화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다.

99% 이상의 기록적 폭락으로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긴 루나로 인해 투자자들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등 심각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보이고 있어, 주위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16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루나 사태’ 이후 온라인 등에서는 투자 실패에 따라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 등 불안한 심리상태를 토로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손실을 본 한 투자자는 “아침에는 정말 죽으려고 했다. 번개탄이 좋겠다 싶어 편의점에 갔다”며 “하루하루가 힘들어서 그렇다. 내일이면 또 그런 기분이 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투자 실패로 자살하는 사람들 심리가 이해되기 시작했다”며 “무력감, 절망감, 세상에 대한 분노가 본인에게 귀결되면서 미안함과 수치스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역시 루나에 투자했다는 한 투자자도 “그동안 혼자 아이를 키워가며 힘들게 모은 돈을 이번 사태로 전부 잃은 뒤 계속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고 있다”며 “고작 3시간 만에 전 재산을 잃었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극단적 선택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마포대교’ 검색량이 많아져, 경찰은 지난 주말 동안 마포대교 인근 순찰을 강화하기도 했다. 네이버에서 평소 해당 키워드 검색량은 300건을 유지하다가 루나 사태 이후인 지난 10일과 12일 각각 570건과 760건으로 급증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행한 ‘2021년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유 중 ‘경제생활 문제’가 전체의 26.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런 충동의 이유로는 ‘경제적 어려움’이 38.2%로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극단적 선택이 들 정도의 트라우마를 겪게 되면 일단은 지인의 도움을 받아 트라우마를 해소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심리학적으로 트라우마 발생 후 3~6개월은 그 트라우마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 기간 동안 혼자 있으려 하지 말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에게 고민을 말하고 의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큰 트라우마를 겪게 되면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힘들다”며 “그렇기 때문에 가장 안 좋은 방법은 혼자서 술, 담배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토종 가상화폐인 루나는 일주일 만에 가치가 99.9% 아래로 하락해 가상화폐 사상 전후무후한 폭락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루나를 상장폐지했다.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고팍스 등에서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루나 폭락 사태에 대한 상황 파악을 위해 동향 점검에 나섰다.

루나를 개발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지난 며칠간 UST 디페깅(1달러 아래로 가치 추락)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은 테라 커뮤니티 회원, 직원, 친구, 가족과 전화를 했다”며 “내 발명품(루나)이 여러분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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