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확산 北 "5일 격리·야생동물 먹지마라"..격리지침 '눈길'
"사람간 1.8m 간격 유지·가족 한방서 잘경우 머리와 발 맞대고 자야"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누적 12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자가 진단법부터 격리기간, 소변 배출 횟수까지 세세하게 명시한 '자택격리 지침'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전반적인 의료 인프라·체계가 열악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유증상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자 되도록 주민 개개인이 스스로 대응할 수 있게 유도하는 모습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자택에서의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 치료방법과 자택격리 시 지켜야 할 섭생' 제하의 기사에서 "중국의 보건 전문가들이 소개한 자료"라며 자택격리 지침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신문은 "경증환자인 경우 자택격리 치료를 할 수 있다"면서 "신형코로나비루스감염증 환자들이 병원에 제때 갈수 없을 때에는 자택격리돼야 하며 조건이 허용되면 독방을 내야 한다"고 권고했다.
격리기간에 환자를 독방에 눕히고 마스크를 끼게 하며 한 방에서 먹고 자도록 철저히 격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격리기간에 대해선 집에서 최소한 5일 동안 머물고, 최소 10일 동안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식사도 함께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부득이 타인과 접촉해야 한다면 '1.8m의 간격'을 둬야 하고, 독방을 쓸 수 없고 가족들과 한방에서 자야 한다면 머리와 발을 맞대고 자라고 세세하게 조언했다.
특히 약물 부작용에 대해서 철저한 주의를 당부했다.
신문은 "모든 약물치료는 의사의 지도 밑에서만 진행해야 한다"면서 "(자택격리 기간) 약물 부작용에 대해서도 관찰하여야 한다. 갑자기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즉시 병원에 후송해 치료가 지체되지 않도록 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그 어떤 경우에도 자의대로 항생제를 쓰지 말아야 한다"며 "항생제는 비루스에 대처하지 못하며 유기체에 큰 부담을 줄 뿐"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오미크론 변이비루스 감염으로 인한 첫 증상이 나타날 때 항생제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체온이 38℃ 이상으로 올라갔을 때만 해열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19에 대한 이해 부족과 치료 방법 미숙으로 주민들 사이에서 약물을 오남용하다가 사망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신문은 자택격리 환자들이 섭취해야 할 음식의 양과 소변 배출 횟수까지 꼼꼼하게 안내했다.
신문은 코로나19 유증상자에게 탈수 증상은 위험하다며 "침대 머리 맡에 큰 물통을 놓고 자주 물을 마셔야 한다. 고깃국이나 꿀차, 과일즙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권했다. 또 "소변은 4∼5시간 간격으로 보아야 한다"고 안내했다.
아울러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며 증기를 들이마시면 인후통과 코막힘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37.8℃ 이상의 고열이 나면 목욕을 하지 말라고 세세히 설명했다.
물은 매일 1천500∼2천㎖, 채소는 되도록 짙은 색깔 채소로 500g 이상, 과일은 200∼350g, 매일 백미·밀가루·잡곡 등 쌀과 감자·고구마 250∼400g씩 섭취하고 "야생동물을 절대로 먹지 말라"고 당부했다.
신문은 항상 의사의 연락처를 지니고 다니다가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담당의사에게 알려 지도·감시를 받고, 담당의사가 없다면 원격의료서비스가 가능한 의사에게라도 연락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한 이후 코로나19 감염으로 추정되는 신규 발열자 규모는 12일 1만8천명, 13일 17만4천440명, 14일 29만6천180명, 15일 39만2천920여명으로 계속 급증하고 있다.
또 지난달 말부터 전날 오후까지 발생한 전국적인 발열환자 수도 121만3천550여명으로 집계돼 북한이 통계를 공개한 지 사흘 만에 100만명을 돌파한 상태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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