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1분기 실적 '양극화' 심화.."대박 아니면 쪽박"
게임업계 혹한기에도 빛난 '슈퍼 IP'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국내 게임업계 2022년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게임사별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리니지W' 흥행에 힘입어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넷마블은 신작 부재로 '적자 전환' 됐다.
크래프톤은 대표작 '배틀그라운드'가 뒷심을 발휘하며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나, 컴투스그룹(컴투스·컴투스홀딩스)은 '적자 전환'됐다.
게임업계에 '실적 양극화'가 나타난 것. 희비를 가른 건 바로 '슈퍼 IP'의 보유 여부였다.
◇ 엔씨 '웃고' 넷마블 '울고'
엔씨소프트는 2022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0% 증가한 244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7903억원, 당기순이익은 109% 증가한 1682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분기 매출액이다.
신작 '리니지W'의 활약이 돋보였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리니지W'는 지난 5개월간 7300억원을 벌어들이며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엔씨는 웃었지만 넷마블은 울었다. 넷마블은 2022년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1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2012년 이후 10년만의 적자 전환이다. 매출액은 63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고, 당기순손실은 518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신작 부재'가 뼈아팠다. 넷마블은 올해 총 20개의 게임을 출시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지금까지 나온 게임은 단 하나. 넷마블 권영식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지속에 따라 신작 개발 일정에 차질이 생기며 기대에 못 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넥슨은 아쉬움과 기대를 동시에 남겼다. 넥슨은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9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434억원으로 3%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4172억원으로 13% 감소했다.
1분기는 다소 주춤했지만, 2분기엔 기대를 남겼다. 넥슨 관계자는 "지난 3월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폭발적인 흥행을 기반으로 2분기 큰 폭의 실적 성장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 크래프톤 '웃고' 컴투스 '울고'
크래프톤은 2022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3% 증가한 311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매출액이 13.5% 증가한 5230억원, 당기순이익은 26.4% 증가한 2452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분기 매출액이다.
대표작 '배틀그라운드'가 뒷심을 발휘했다. 지난 1월 배틀그라운드의 무료 서비스 전환으로 신규 이용자 유입이 늘고 장기 이탈 이용자가 복귀하면서 크래프톤의 전체적인 성적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컴투스그룹은 '적자'를 기록했다. 컴투스는 2022년 1분기 영업손실 26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3% 증가한 1333억200만원, 당기순손실은 43억5300만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컴투스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컴투스홀딩스도 2022년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3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5% 감소한 240억5700만원, 당기순손실은 46억4500만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사업 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력 확충 등 다각도의 투자로 인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
◇ 혹한기에도 빛난 '슈퍼 IP'
2022년 1분기 실적발표를 종합하면, 대부분의 게임사가 실적 부진을 겪었다. 위메이드는 전년 동기 대비 76% 급감한 65억원의 영업이익을, 펄어비스는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한 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한 94억원, 웹젠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한 22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게임 대장주 자리를 다투는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은 나란히 실적 '대박'을 이뤄냈다. 차이는 '슈퍼 IP'의 보유 여부였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 신작으로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 게임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일부 게임사들은 실적 반등을 위해 올해 '신작 공세'를 예고한 상황. 다만 무리한 다작 공세보다 잘 만든 '똘똘한 게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실적 부진을 겪은 게임사들이 올해 10~20개의 신작 출시를 예고했지만, 오히려 마케팅·인건비 증가로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장기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제대로 된 게임을 내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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