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까지 오시는 팬들이 있어서.." 이정후가 진심을 담아 부탁했다[SPO 인터뷰]

고봉준 기자 2022. 5. 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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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서는 최대한 많이 해드릴 수 있는데."

이정후는 "호텔은 선수들이 유니폼 대신 사복 차림으로 편하게 쉬는 곳이다. 그런데 숙소까지 오시는 몇몇 팬들이 계셔서 마음이 편치가 않다"면서 "선수들을 생각하셔서라도 이러한 발걸음은 자제해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 또, 앞으로는 이러한 공간 분리가 KBO 차원에서 잘 이뤄졌으면 한다. 대신 선수들과 팬들이 야구장에선 자유롭게 만나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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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이정후가 2020년 2월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현지 야구팬들로부터 받은 손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야구장에서는 최대한 많이 해드릴 수 있는데….”

최근 KBO리그 10개 구단 선수들은 하나의 부탁 사항을 전달받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뒤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는 만큼 경기 전 최대한 친절하게 팬서비스를 해달라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주문이었다. 특히 익사이팅존과 같은 관중석 그물망 사이로 사인을 부탁한다는 등의 세세한 요청도 함께 있었다.

견갑골 부상으로 빠진 이용규(37)를 대신해 키움 히어로즈의 임시 주장을 맡고 있는 이정후(24)도 최근 이러한 내용을 동료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kt 위즈전이 있던 15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난 이정후는 “선수협 차원에서 팬서비스 확대 이야기가 나왔다. 아직은 코로나19 여파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야구장 안팎에서 우리를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기다리신다. 선수들도 이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친절하게 팬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프로야구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다. 무엇보다 관중 입장이 제한되고, 육성 응원과 취식이 모두 금지되면서 팬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 관중 100% 입장이 가능해졌고, 최근 들어선 육성 응원과 스탠드 취식도 허용되면서 야구장도 예년의 분위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평소에도 살뜰한 팬서비스로 유명한 이정후. 키움을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발돋움한 이정후는 “야구장에선 언제든지 사인을 해드리려고 한다. 이는 프로선수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신만의 팬서비스 철학을 이야기하며 밝게 웃던 이정후는 그런데 인터뷰 도중 표정을 고쳐 짓고는 “이 자리를 빌려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며 분위기를 환기했다. 사적 공간까지 찾아오는 팬들을 향한 진심 어린 당부였다.

이정후는 “원정경기를 가면 숙소까지 찾아오시는 팬들이 있다. 저희를 응원하고픈 마음은 잘 알겠지만, 숙소는 선수들이 편하게 휴식을 취해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 일부러 찾아오시는 팬들이 계시면 마음 놓고 쉬기가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 키움 이정후가 15일 수원 키움-kt전을 앞두고 팬서비스와 관련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수원, 고봉준 기자

KBO리그 10개 구단은 원정경기를 치를 때 지정 숙소를 사용한다. 보통 1차전 당일 저녁부터 3차전 오후까지 해당 호텔에서 숙박과 식사, 운동을 해결한다. 야구의 무게를 내려놓고 휴식하는 곳 역시 숙소다.

그런데 팬들이 숙소 앞을 지키다가 사인과 사진을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면서 선수들이 곤욕을 치르곤 한다. 팬들의 성의를 생각해 어쩔 수 없이 요구를 들어주기는 하지만, 휴식이 필요한 선수들로선 이러한 상황이 달갑지는 않다. 돌발적으로 생길 수 있는 안전 문제도 걱정거리다.

이정후는 “호텔은 선수들이 유니폼 대신 사복 차림으로 편하게 쉬는 곳이다. 그런데 숙소까지 오시는 몇몇 팬들이 계셔서 마음이 편치가 않다”면서 “선수들을 생각하셔서라도 이러한 발걸음은 자제해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 또, 앞으로는 이러한 공간 분리가 KBO 차원에서 잘 이뤄졌으면 한다. 대신 선수들과 팬들이 야구장에선 자유롭게 만나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하고팠던 말을 모두 꺼낸 뒤에야 후련한 표정을 지은 이정후는 끝으로 “야구선수라면 당연히 그라운드에서 야구를 잘해야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팬서비스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팬들께서 나를 좋아해 주시는 만큼 나 역시 앞으로도 기분 좋은 마음으로 사인을 해드리고 사진을 찍어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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