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의 의리와 우리금융의 의지"..장희민 첫 우승 뒤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

김인오 2022. 5. 16. 05: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희민이 15일 끝난 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여주, MHN스포츠 손석규 기자)

(MHN스포츠 김인오 기자) "(임)성재형의 조언 덕에 우승할 수 있었다."

'루키' 장희민(20)이 15일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데뷔 첫 우승을 신고했다. 2위 그룹을 4타 차로 따돌릭 넉넉한 우승이었다.

2002년에 태어난 장희민은 2016년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힐 정도로 아마추어 무대에서 이름을 날렸다. 

기량 향상을 위해 2017년 영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난 장희민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유러피언 3부투어에서 뛴 후 2020년 KPGA에 입회했다. 

장희민은 지난해 코리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QT)에서 공동 10위에 올라 올 시즌 정규 투어 시드를 획득했다. 그리고 데뷔 두 번째 대회만에 감격의 첫 승전보를 전했다. 

장희민은 "바람도 많이 불고 핀 위치도 어렵기 때문에 골프장과 싸워 이기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내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이것이 우승의 큰 도움이 됐다"고 최종라운드를 돌아봤다.

장희민은 임성재(24)와 함께 최현 프로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 자연스럽게 임성재와 개인적인 친분을 쌓을 수 있었고, 이번 대회 연습라운드도 함께 돌면서 코스공략에 대한 얘기도 나눴다. 

하지만 임성재가 대회 첫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불참하면서 동반라운드 기회는 다음으로 미뤄야했다. 

장희민은 임성재의 조언이 우승에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대회 셋째 날 선두로 마친 후 전화 통화를 했는데 성재형이 '무슨 일이냐?'며 장난을 쳤다. 그러면서도 '내일 침착하게 경기하고 초반부터 기세를 올려라'라고 얘기해줬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 임성재, 장희민 우승 대회 창설한 숨겨진 일등공신

사실 이번 대회는 임성재의 '의리'와 우리금융그룹의 '의지'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장희민의 생애 첫 우승 발판을 '절친' 임성재가 놓아준 셈이다.

우리금융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는 임성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촘촘한 일정을 소화해야해서 국내 대회 출전은 아예 생각지도 않았다. 하지만 후원사에 대한 보답과 국내 남자골프 발전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황규목 우리금융지주 홍보브랜드부문 부사장은 "지난해 말 임성재 선수가 '만약 우리금융 타이틀을 건 대회가 창설되면 일정을 조율해 꼭 출전하겠다'고 먼저 제안을 해왔다. 손태승 회장님 이하 임직원들은 임 선수의 뜻을 높이 샀고, 고민 끝에 대회 개최를 결정했다. 임성재 선수의 의지가 없었다면 이 대회도 존재하지 않았다"며 공을 돌렸다. 

대회가 신설되자 임성재 역시 약속을 지켰다. 20일(한국시간)부터 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이 눈 앞에 놓였지만 후원사 대회의 성공을 위해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코로나 확진 판정이라는 불가피한 일 때문에 이번 대회는 물론 PGA 챔피언십 출전까지 무산되고 말았다. 

황 부사장은 "임성재 선수의 불참이 결정되면서 대회 흥행에 대한 주변의 걱정이 쏟아졌다. 하지만 무리한 일정을 강요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후회가 먼저였다. 임성재 선수가 얼른 쾌차해 세계 무대에서 날개를 펼치길 바랄 뿐이다"고 걱정과 당부의 말을 전했다.

우리금융 챔피언십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다 갤러리 대회로 유명한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일정이 겹쳤다.

하지만 남자 선수 특유의 파워 넘치는 샷과 기술, 그리고 주최측의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이 눈길을 끌면서 신설 대회임에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그룹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대회'를 염두에 두고 오랜 기간 준비했다. 

먼저 경기도 여주 지역에 있는 골프특성화학교인 이포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과 훈련시설을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여주 지역에 있는 사회복지시설에 10kg 여주 쌀 300포대를 기증하는 등 취약계층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페럼클럽에 마련된 갤러리 플라자에서는 여주 특산물 직거래 장터를 운영해 지역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울진 지역에 '우리금융 생명의 숲'으로 명명한 나무를 기증했다. 

황 부사장은 "골프 대회를 준비하면서 '그들만의 잔치'로 인식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 올해는 첫 대회라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남자골프 발전은 물론 다양한 활동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장희민이 15일 끝난 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후 환호하고 있다.(여주, MHN스포츠 손석규 기자)

 

Copyright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