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파, 거실에 어울릴까?'.. 스마트폰 비추니 느낌 오네

남혜정 2022. 5. 16. 01: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첨단기술 접목 '맞춤형 쇼핑' 인기
신세계까사, AR 활용 가구배치 서비스
VR쇼룸서 아파트 인테리어 '생생 체험'
구찌, 얼굴·손 등 신체 인식해 소품 피팅
휠라 '슈즈 필터'로 신발 제품 가상 착용
아모레퍼시픽, AI가 '피부 솔루션' 제공
결혼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윤지혜(33)씨는 최근 신혼집에 어울리는 쇼파와 식탁을 고르는 데 가구업체에서 제공하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서비스의 도움을 톡톡히 받고 있다. 가구업체에서 제공하는 VR 쇼룸을 통해서 주제별로 꾸며진 집 인테리어를 구경할 수 있고, 거기서 마음에 드는 제품 정보와 크기 등을 확인한다. 또 AR 서비스를 통해 신혼집 거실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춘 뒤 마음에 드는 쇼파를 가상으로 배치해 보기도 한다. 윤씨는 “평일에는 직장을 다니느라 주말밖에 시간이 안 되는데, 가구 특성상 발품을 팔아야 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했다. 또 막상 마음에 드는 가구를 발견해도 집에 어울릴지 크기는 맞는지 등을 확인하려면 번거로움이 많았다”며 “가구업체들에서 제공하는 AR·VR 서비스를 이용하면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집 전체 인테리어와 조화가 맞는지까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유용하다”고 말했다.
 
가구 인테리어부터 패션·뷰티 업계가 AR·VR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고객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자신에게 맞는 패션·뷰티 제품을 온라인에서 체험해 보고 구매할 수 있다. 가구 인테리어를 할 때도 제품이 집 분위기와 어울리는지 VR 서비스를 통해 맞춰 보고 선택할 수 있어 반품 등의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첨단기술이 적용된 온라인 쇼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오프라인 쇼핑의 대안으로 등장했지만, 이제는 또 다른 하나의 쇼핑 문화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집에서 체험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스포츠 브랜드 휠라는 AR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 ‘스노우’와 협력해 휠라의 인기 신발을 가상으로 착용할 수 있는 ‘AR 슈즈 필터’ 2종을 선보였다. AR 기술이 적용된 카메라 필터를 선택하고 발을 카메라로 비추면 휠라의 신발을 실제 신은 것처럼 발에 신발 필터가 적용된다. 화면을 터치하면 신발 색과 디자인이 바뀌어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2020년 7월 자사의 패션상품을 가상으로 착용할 수 있는 가상피팅 서비스 ‘리얼피팅’을 출시하면서 첨단기술 활용에 앞장섰다. 이어 같은 해 9월 가상쇼핑 공간 ‘VR라이프스타일샵’을 통해 드레스룸과 취미생활 공간 등 테마별 디지털 쇼룸도 마련하면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 같은 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명품 브랜드는 구찌다. 구찌 자체 앱에 있는 ‘트라이 온’(Try-On) 서비스를 이용하면 구찌의 신발과 시계, 선글라스, 운동화 등을 가상으로 착용해 볼 수 있다. 앱은 카메라로 사용자의 얼굴과 손목, 발을 인식해 마치 실제로 착용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임을 따라 필터가 적용된다. 마음에 드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실제 온라인 판매 사이트와 연결되는 링크도 안내된다.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뷰티 부문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구찌는 트라이 온을 통해 자사의 아이라이너, 섀도, 립, 네일 등 다양한 뷰티 색조제품까지 얼굴에 적용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명품 브랜드 샤넬도 지난해 자체적으로 ‘립스캐너’ 앱을 개발했다. 해당 앱은 이용자가 원하는 색을 설정하면 이와 가장 유사한 색상의 자사 립스틱을 빠르게 찾아 준다. 이렇게 찾은 립스틱은 AR 기술을 통해 스마트폰 화면으로 본인의 입술에 직접 바르듯 가상으로 발라 볼 수 있다.

가구 인테리어 업체에서도 체험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리빙·라이프스타일 기업 신세계까사는 지난 2월부터 다양한 홈스타일을 제안하는 VR쇼룸 ‘까사미아 그랜드 아파트’를 선보였다. 이 쇼룸은 실제 드라마 세트장으로 사용되는 공간이나 제품이 배치된 실제 아파트 공간을 체험하도록 했다. 360도 파노라마 뷰를 통해 직접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신세계까사는 AR 기술을 활용해 실제 공간에 가구를 가상으로 배치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에이스침대도 침대업계 최초로 AR 기술과 3D 홈디자인을 결합한 ‘에이스룸’(ACE ROOM) 앱 서비스를 내놨다. 구매할 제품이 공간에 맞게 들어가는지 크기를 확인하고, AR 기능을 통해 제품이 실제 공간에 적합한지 확인할 수 있다. 제품의 색상과 사이즈, 매트리스 종류도 자유롭게 맞춰 볼 수 있다.

◆AI가 나에게 맞는 제품까지 선정

AI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소비자가 가상공간에서 선택한 제품을 체험토록 하는 것을 넘어서서 소비자에게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는 수준까지 서비스가 진화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각자의 발에 알맞은 완벽한 사이즈를 알려 주고 적합한 신발을 추천해 주는 앱도 있다. 스타트업 ‘펄핏’(Perfitt)은 5만장의 발 이미지, 7만개의 신발 내측 사이즈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분석한 딥러닝 기술을 핵심으로 내세운다. 스마트폰으로 발을 찍으면 발에 맞는 신발과 사이즈를 알려 준다. 출시 2년여 만인 지난 3월 누적 가입자수가 50만명을 넘어섰고, 재방문율도 65% 이상을 기록했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 등으로부터 4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일대일 라이프 뷰티 맞춤 브랜드 ‘커스텀미’(CUSTOM.ME)를 출시했다. 커스텀미 홈페이지에서 얼굴을 촬영하고 간단한 질문에 답변하면 피부에 따른 맞춤 분석과 솔루션을 제공한다. 아모레퍼시픽은 “10년간의 임상연구 데이터와 약 2만건의 임상 이미지 분석을 통해 커스텀미에서 자체 개발한 AI 피부 분석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뷰티 앱 ‘잼페이스’는 퍼스널컬러(피부, 머리카락 색 등과 잘 어울리는 색상)를 진단해 주는 서비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앱을 켜고 카메라로 자신의 얼굴을 비추면서 AR 기술로 다양한 립스틱 색상을 선택하면, AI가 퍼스널컬러를 진단해 이에 맞는 화장품도 추천한다.

NHN클라우드는 올 하반기에 인터넷 쇼핑몰에서 찾은 옷의 착용 결과를 보여 주는 ‘버추얼 트라이온’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용자의 사진을 등록하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른 옷을 입은 모습을 진짜처럼 구현해 준다. 사진에 옷 이미지를 겹쳐 놓는 수준이 아니라 각자 체형에 따른 결과를 보여 준다. 사람의 자세, 체형에 대한 방대한 영상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이 적용됐다. 한 가지 옷뿐만 아니라 그 옷과 어울리는 다른 옷을 조합한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